진영, 세대, 지역, 종교, 계층, 이념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부수고 경계를 허물자

이철우 본지 회장.

밝은 내일을 위한 소망을 품은 새해가 밝았다. 우리가 가야하는 길이 밝은 내일을 위한 길이다. 새해에는 우리의 모든 삶과 이상에 새로운 소망의 지평이 함께 열리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새해란 새롭다는 뜻이다. 새로운 것은 결코 반복이 아니다. 신년의 새로움이라는 것도 반복되지 않는다는 데 참뜻이 있다. 분열과 좌절은 떠난 지난해와 함께 떨쳐 보내자.

어느 시골 노인이 서울에 올라와 콩나물처럼 붐비는 출근길 인파를 보고 “이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느냐”고 혼잣말을 했다. 이때 옆 사람이 듣고 “우리는 서로 속여 먹고 산다”고 대답했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오늘의 우리 사회를 극단적으로 풍자한 유머로 받아들이고 싶다.

앞으로는 이 같은 물음에 “우리는 서로 도와가며 산다”는 대답이 나오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과거의 고질적인 습관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구습에 사로잡혀 있을 시대는 아닌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음이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정자들의 사건을 보면 비인간화된 사회현상이라 하겠다. 곰곰이 생각하면 주범도 없고 공범자만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우리나라는 정치의 선진화가 긴요하다.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치가 뒷받침해 주면 일류국가가 될 것이라고들 한다. 여야는 민생안전을 외치면서도 걸핏하면 당리당략을 내세워 갈등과 대립을 반복했다.

우리 사회에는 통합을 외치지만 의외로 벽이 많고 칸막이가 많아 쉽지 않다. 살다보면 세대, 지역, 종교, 계층, 이념 등 보이지 않는 쳐진 담, 경계를 느낄 수 있다.

용의 해인 새해 4월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2024년 우리에게 총선만큼 중요한 게 없다. 나라의 명운이 걸려있다.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 간에 전례가 없는 진영 간 극한 대립이 예상된다. 동지 아니면 적이라는 첨예한 대립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혁신의 깃발에 따라 정치권에 지각변동의 조짐이 보인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의 말마따나 총력전을 벌이지 않으면 죽느냐 사느냐 하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가 없다는 시점이다. 여야는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감속에 외나무다리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들은 총선이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가 구현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명분으로 내세운 모두가 잘 사는 나라, 자유·민주·정의를 위해서라는 주장을 믿고 싶다. 굳이 앞장을 서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얼마간의 개인적인 야욕이 있다 하더라도 해방 후 80여년 동안 이 땅에서 겪은 정치 역사의 필연을 체험한 사람들이니 설마 파국을 향해 치닫기야 하랴. 그저 잘하려다 보면 큰 소리도 나오고 멱살잡이도 하게 되고 더러는 헛짚어 나뒹굴게도 되겠지만 서로 흙도 털어주고 싸매어 주기도 하면서 살게 되는 것이려니 했다.

그러나 제각기 제몫을 하겠다고 앞장선 사람들이 치닫고 내리닫는 모습은 바라보는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황폐한 마음자리에 다시금 희망과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알뜰하고도 소중한 내일의 꿈을 키워가야 할 때이다.

다시 시작하자 새로 일어서자. 어제보다 부쩍 성숙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자. 우리 모두 한때나마 멍든 가슴을 쓰다듬으며 새로운 비약을 모색할 때이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듯 새로운 도약을 아로 새기자.

보았는가, 들었는가, 확인했는가. 위정자는 국민들의 표정을 살피고 외침의 목소리를 듣고 면면히 흐르는 민심의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파도만 보지 말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도 살펴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서부경남신문>은 여의주를 얻은 용처럼 국민들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벽을, 경계를 허물며 국가발전에 일조를 다할 것이다.

이철우 본지 회장  lc34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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