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지역 거창·함양·산청·합천의 4개 군은 예산 5000억~6000억원 시대가 도래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지자체의 예산은 주민의 삶을 디자인하는 주요한 요소다. 지자체는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주민의 생활환경개선과 소득증대를 통해 주민의 복리를 증진시켜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하는 행위는 명백한 반국가적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지자체의 예산낭비는 심각하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함양·산청은 30억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한 소수력발전소가 고장 난 채 수개월동안 방치되고 있다. 연간 발전량이 2억원에 달한다고 홍보하며 설치했음에도 발전은커녕 관리원의 인건비만 축내고 있다. 수량이 많을 때 많이 발전할 수 있어야하는데 잘못된 설계로 인해 낙차공간이 없어 수량이 많을 때는 발전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함양읍 하림에는 농업기술센터 방향으로 연결되는 인도교를 30억원을 들여 건설하였는데, 위치선정이 잘못되고 차량통행이 불가하여 준공한지 몇 개월이 경과하였음에도 통행하는 사람이 없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상림의 최치원 사당 역시 110억원을 투입하여 건물만 덩그렇게 지어놓고 찾는 사람이 없다. 어쩌다 방문하는 사람은 텅 빈 건물들을 보면서 “함양군은 참 돈이 많은 모양”이라며 한 마디씩 내뱉는다. 최씨 문중 제각 용도로 쓰려고 그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사람의 왕래가 많아야 한다. 한옥도서관으로 활용하는 등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최근 설치한 상림입구 도로변 가드레일과 방지턱 설치에 대해서도 불편하고 불필요한 시설이라는 여론이 많다.

군수는 고지기요 선량한 관리자다. 자신의 시간과 역량을 발휘하여 지역을 발전시키는 선한 청지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자체에서는 예산액이 늘어났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예산집행이 군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합목적성에 맞도록 사용했다고 자랑하는 것이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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