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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향교 유교아카데미를 통해서 본 향교의 위상 정립

물질적 가치에 중점 둘 때
도덕과 윤리는 땅에 떨어지고
사회는 어지러워지게 된다

유가는 사회병리의 근본을
사욕에서 원인으로 파악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덕성 회복이 가장 중요

그 해결책은 바로
인심을 바로잡는데 있다고 본다

1473년에 건립된 안의향교는 함양군 안의면, 서하면, 서상면과 거창군 마리면, 위천면, 북상면을 관할하고 있다.

함양 안의향교가 지역의 교육공동체 구심점으로 거듭 진화하고 있다. 안의향교 충효관 3층에서 성균관 유교활성화사업단이 주최하고, 안의향교가 주관하는 유교아카데미는 2개월 간 진행되는 교육과정에 10명의 강사진과 55명의 수강생이 꾸준히 참여하면서 열기를 북돋웠다.

안의향교는 함양군 안의면, 서하면, 서상면과 거창군 마리면, 위천면, 북상면을 관할하고 있다. 이 일대를 포함해 조선시대 안의(안음)는 ‘안의현’으로 통했다. 자연환경도 뛰어난 덕에 인구도 넉넉했고 학식이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됐다.

대표적인 사람이 영남학파 거두인 일두 정여창이다. 안의현은 또 조선조 유명한 선비들이 현감을 많이 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연암 박지원이 그 중 한 사람이다.

거창이 내세우는 대표적 충신인 동계 정온 선생도 안음현(安陰縣)이 고향이다. 지금까지도 거창군 북상면·마리면·위천면에 거주하는 원학동 유림들이 거창향교가 아니라 안의향교로 와서 제를 지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현대는 평생학습 사회

김찬수 안의향교 유교아카데미 강사.

우리나라는 평생학습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평생교육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평생학습이 필요한 것은 인간은 학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즐거움을 느끼며 배우는 것 자체를 삶의 보람으로 여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사회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변화의 특성들은 현대인으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평생에 걸쳐 학습하도록 만들고 있다. 주요요인은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 지식정보의 급증과 그 수명의 단축, 직업세계의 구조적 변모와 전문화, 그리고 세계화·개방화 등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학습은 일생 중 어느 한 시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배우고 싶은 것은 죽을 때까지 평생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유교아카데미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실시했다.

안의향교 유교아카데미 실시

안의향교(전교 신왕용, 유도회장 김경두)는 지난 7월13일부터 9월10일까지 혹서기(7월24~8월16)를 빼고 매주 월요일, 목요일 주 2회, 오전 2강좌(4시간)씩 24강좌(48시간)를 운영했다. 계획인원은 35명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55명 이상 참여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문화체육관광부 ‘유교지원 국고보조사업’인 ‘2020성균관유교문화 활성화사업’지원에 따른 것이다.

주요내용은 ‘우리는 왜 유교경전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와 연계해서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한 사서 선독(四書 選讀)을 비롯하여 퇴계 율곡의 철학정신, 맹자 순자의 인성론, 목민관 김종직 박지원, 현대인의 삶과 선비정신, 역(易)과 음양오행, 석전과 향교 문묘 거동의와 전통예절, 유네스코 세계인류문화유산 등재 9개 서원에 대해 진행됐다.

참석자들에게는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 애향심, 공동체 의식, 우리고장의 문화와 역사적 교훈을 일깨우고,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 백성의 전쟁 정유재란 황석산성전투, 정자문화와 화림동 계곡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각인시키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과학기술 정보화시대임을 실감케 하는 스마트폰 활용법 등은 수강생들로 하여금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

안의향교 유교아카데미 교육에 참석한 수강생들.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과 치유

현재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사회병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는 좋았으나 가치관의 전도로 돈만이 제일이고 어떤 수단·방법을 써도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우리의 의식과 생활 속에 만연케 되었다. 그로 인해 인간이 지녀야 할 소중한 정신적인 가치나 의미를 소홀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가 이른바 정신문화를 잃게 되었다. 가족은 해체되고 이웃도 잃어가고 있으며 민족의 공동체도 희미해 가고 있다.

물질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게 될 때에 인간의 도덕과 윤리는 땅에 떨어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는 자들에 의해 사회가 어지러워지게 된다. 우리사회의 부정과 부패도 그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유가(儒家)에서는 사회병리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사욕(私欲)을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도덕 본성을 회복하여야 한다. 때문에 유학은 사회병리 현상의 근본 원인을 제도 자체에 찾기보다는 인심(人心)에서 찾으며 그 해결책은 바로 인심을 바로잡는 데 있다고 본다.

이러한 사회병리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인들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도적인 장치보다 도덕성 회복을 위한 교육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것은 사회병리 현상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인간의 사욕(私欲)에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덕 본성의 회복에 있기 때문이다.

안의향교 대성전에서 열린 춘기 석전제 모습.

사회교육기관으로서 향교의 위상정립

향교는 어떤 사회교육 기관보다 인간의 본질문제를 다루는 유학의 이념이 있고,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철학과 이념이 있다. 그리고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서 볼 때 향교가 지역사회의 사회교육기관으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지난날 역사속의 향교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박차고 떨쳐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향교가 앞으로 지향할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고 소속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교육 욕구(needs) 조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연구개발 해야 한다. 여기에는 교양 정서도야, 가정 일상생활, 시민의식, 사회연대 의식, 환경문제, 지역 활성화, 자원봉사 등이 감안되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의 평생학습과 연계하는 창조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본 아카데미와 지역 활성화에 관련해서 감히 한 가지 고언(苦言)을 드린다면 어느 지역이든 공직에서 퇴직한 분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의 참여가 지역 활성화의 관건이라고 생각된다. 인도의 간디는 “인생의 참의미와 가치는 봉사에 있다”고 하였다. 봉사하는 자세로 자신을 한 단계 낮추어 접근하면 새로운 삶의 의미가 다가서지 않을까.

안의향교(安義鄕校)

안의향교.

향교는 유교의 옛 성현(聖賢)을 받들면서, 지역사회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미풍양속을 장려할 목적으로 설립된 전통시대의 지방교육기관이다. 안의 향교는 1473년(성종4)에 건립된 이후 여러 차례 중수 되었다. 또 1729년(영조 5)에는 안의현(安義縣)이 폐지됨에 따라 향교도 얼마 동안 폐교되었다가, 1731년(영조 7)에 현(縣)이 복원되면서 그 기능도 함께 되살아났다. 현재의 모습은 대략 18세기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향교의 공간은 교육과 제례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유생(儒生)이 학문을 연마하는 명륜당(明倫堂)과 일상생활을 하는 동 서재(東 西齋)는 교육기능을 담당하고, 공자와 저명한 유학자의 위패(位牌)를 모시는 대성전(大成殿) 및 동 서무(東 西廡)는 제례기능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안의 향교의 건물배치는 교육공간을 앞쪽에, 제례공간을 뒤쪽에 두는 전학후묘(前學後廟) 양식이다. 대성전은 평지의 단점을 보충하기 위해 돌 받침을 높게 쌓아 건물의 위상을 높였다. 그러나 좌우 양쪽의 동 서무가 없어 허전하다. 명륜당 앞의 정면 출입구인 재천루(在天樓)는 돌로 단을 만들어 누각을 세움으로써 정문으로서의 위엄과 함께 향교의 권위를 상징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 누각은 유생들의 여가 및 여름철 학습공간으로도 이용되었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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