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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초등학교의 기적은 이어진다

현직 총리 함양군 첫 공식방문
김경수 경남지사도 동행 참석
작은학교 서하초의 기적 통해
농산어촌 살릴 성공모델 발견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변창흠 국토부장관, 김현수 농림부장관은 지난달 27일 함양군 서하면을 방문하여 공공임대주택 입주기념 행사를 가졌다. 입주자들과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용만 함양군청 주무관>

시골초등학교의 기적이 이어지고 있다.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쏘아 올린 ‘작은학교 살리기’의 신호탄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소멸에 빠진 농산어촌의 희망이 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취업, 고령화, 출산율로 닥친 대한민국의 위기를 지방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는 극심한 집값 상승과 교통 혼잡으로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국토의 불균형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면에 지방은 인구소멸로 접어들면서 일자리, 주거, 청년계층 이주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면서다.

지난달 27일 정부 고위 각료들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함양군 서하면 서하초등학교 임대주택 입주식에서 농산어촌의 새 희망을 찾은 ‘농촌유토피아’ 프로젝트를 직접 목격했다.

참가한 인사들의 면면만 해도 화려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변창흠 국토부장관, 김현수 농림부장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김정호 국회의원, 성경륭 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정현찬 농어촌·농어업 특별위원회 위원장,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홍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사장, 김현대 한겨레신문 사장 등 60여명이 모였다. 함양군에서는 서춘수 함양군수, 황태진 함양군의회 의장, 신귀자 서하초등학교 교장, 정대훈 서하초 총동창회장, 장원 서하초 학생모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인구 4만명이 붕괴된 군 지역의 1440여명에 불과한 작은 면에 정부 고위 각료들이 이렇게 찾은 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함양군 공무원들과 주민들은 고무적인 상황에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직 총리가 함양군을 공식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정세균 총리 일행이 함양군 서하초등학교를 찾은 이유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농산어촌 문제 해결과 농촌유토피아를 구상하는 다양한 활동을 피부로 실감하고, 관학연의 성공모델인 서하초의 사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서하초는 지난 2019년 폐교위기에 몰리자 전국을 대상으로 ‘전교생 해외 어학연수, 빈집 제공, 학부모 일자리 알선’ 이라는 이색적인 제안을 내걸었다. 그 결과 전교생이 14명에 불과해 폐교위기에 몰린 학교가 불과 1년 만에 30명으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서하초의 시골학교 살리기 일환으로 진행된 함양군 농촌유토피아 사업은 지난달 16일 국토부의 대통령 업무부고 우수사례로 발표되기도 했다. 함양군 박현기 혁신전략담당관이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토부 업무보고 이후 열린 토론회에서 ‘함양 농촌유토피아 선도사업 추진성과와 향후과제’라는 주제로 농촌유토피아 사업의 현황을 보고하고 비전을 설명했다.

시골초등학교의 기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까지에는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의 숨은 열정이 있었다. 장 소장은 서하초 학생모심위원장을 맡으면서 ‘주택·일자리·교육’ 맞춤 프로그램인 ‘아이토피아’라는 이색 공약을 내걸어 우리나라 작은학교를 살릴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서하초의 성공적인 사례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가까이는 함양군 유림면 유림초등학교를 비롯하여 의령군 대의초, 창녕군 유어초 등 3개 학교가 경남도·경남교육청의 올해 ‘경남 작은학교 살리기 공모사업’으로 선정됐다.

함양군 유림면 유림초등학교는 초등 18명, 유치원 4명 등 22명의 소규모 학교다. 경남도와 함양군, 교육청에서 각각 5억원씩 모두 15억원을 지원받아 임대주택 건립(10호), 빈집정비(10호), 보행환경 및 도로환경 개선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구축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임대주택 건립, 학교는 개인 맞춤형 아이자람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을 유입할 계획이다.

거창군 가북면 가북초등학교는 폐교위기 탈출을 위한 농촌유토피아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울 8남매, 제주 4형제 등 전국에서 5가구 28명의 전입 인구 유치와 20명(초등생 11명, 유치원생 9명)이 가북초에 전·입학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거창군 신원면 신원초등학교는 작년까지만 해도 올해 입학생이 없어 5학급으로 줄어들 위기였고 유치원 아이들도 3명밖에 되지 않아 3∼4년 후 분교와 폐교의 수순을 밟게 되는 위기상황이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한 결과 3명의 입학생이 신원초에 입학했다. 입학생뿐만 아니라 유치원생과 2학년, 3학년 학생도 늘어 20여명 남짓했던 전교생 수가 유치원 포함 32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신원면에는 네 가정이 전입했으며, 두 가정이 추가로 전입을 할 예정이라 신원면 인구도 전년 말 대비 28명이 늘어났다.

남해군 고현면 고현초도 학생수 감소로 폐교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7월 학교와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농촌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전교생이 22명에서 46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캠페인 이후 서울과 대전, 수원, 청주, 김해 등지에서 25명이 전학 온 것이다. 가족과 함께 이사를 오면서 덩달아 고현면 인구도 120여명이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정세균 총리는 “농촌은 인구와 자본이 수도권의 우선순위에 밀려 사람은 떠나고 지역도 활기를 잃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다. 지역의 가치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으며, 도농이 함께 잘사는 시대적 과제에 함양 서하초의 성공사례가 지역 대전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춘수 함양군수는 “함양군이 농촌유토피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될 수 있도록 주거안정화를 위해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특화형 주거단지를 단계별로 개발하여 생활 간접자본(SOC)과 연계해 정주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 군수는 “올해 4월 함양군이 투자 선도지구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원 서하초학생모심위원장은 “농산어촌유토피아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넘어 지구촌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지금껏 인류가 기대온 도시중심적·기술중심적·소비지향적 문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산어촌 유토피아 사업을 경남 함양군 아이토피아를 시작으로 강원 화천군 아이 기르기 좋은 지역, 경북 의성군 귀농귀촌 지원사업, 충남 태안군 만수동어촌계, 전국 완주군 오성한옥마을, 제주 선흘1리 동백동산 등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 이 기사는 2월 27일자 <정세균 총리 “폐교위기 몰린 함양 서하초에서 희망 찾다”> 1차 기사에서 보강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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