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구성에 영향력 제한
거창군은 주인도 아닌 사립대학에 군민혈세를 지원한 꼴
주인 논란에 다수 군민 분노, 군ㆍ군 의회 대책마련 시급

거창승강기대학 무상 양도, 양수 협약식이 지난 4일 이강두 이사장, 양동인 거창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 강당에서 진행됐다. ⓒ거창군청

[서경신문=기사 제공] 거창군이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인가받은 ‘(학교법인)한국승강기대학’이 사립대학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져 파장이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교육법 제83조에 명시된 학교의 설립 및 경영주체 조항에 따른 것으로 국가가 설립ㆍ경영하는 국립학교, 자치단체-특별시·광역시·도·시·군-이 설립·경영하는 공립학교(각각 시립·도립·군립학교라고도 함), 법인 또는 사인(私人)이 설립·경영하는 경우는 사립학교로 규정한다.

결론적으로 ‘(학교법인)한국승강기대학’은 사립대학으로 분류되고 있는 셈이어서 향후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거창군은 지금까지 7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학교법인에 출연하였다. 또 ‘거창군 학교법인 한국승강기대학 육성 및 지원조례’를 통해 학교법인 한국폴리텍으로부터 무상증여 받은 한국폴리텍Ⅶ대학 거창캠퍼스를 학교법인에 무상 양여한 상태라 거창승강기대학을 공립으로 믿고 있던 대다수 군민들의 정서와 확연히 다른 내용이어서 ‘주인’ 논쟁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특히, 거창군이 지원한 조례에 따르면 앞으로 학교법인이 ‘사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예산의 범위 안에서 출연할 수 있다’ 규정하고 있어 거창군이 주인도 아닌 사립대학에 군민의 혈세를 지원하는 모양새여서 대다수 군민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는 상태다.

경남도가 설립과 운영의 주체로 세운 ‘도립거창전문대학’과 달리 ‘거창승강기대학’은 거창군이 대학의 재산과 운영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지 못하고, 출연 내지는 출연예정인 재산과 출자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사 및 이사장의 선임에 거창군의 영향력이 제한되어 있어, 군과 학교법인 간에 갈등이 발생하면 학교이전 또는 자산매각 등 학교재산과 관련한 중대 변화가 생겼을 때나 이사회의 의결, 학장 선임, 교수 보임과 같은 교직원 선발과 운용도 학교법인이 일방적으로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관내 학생들의 진학기회 향상을 위한 ‘관내 기술계 고교 학생 30% 우선선발’과 같은 특혜 제공, 지적소유권 또는 특허권이나 경영수익도 거창군에 귀속되지 않으며 신입생 유치에도 사립이라는 위상으로 어려움이 있으며 국책사업 선정과 정부지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군의회 또한 지난해 의결한 ‘거창승강기대학 지원조례’로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군의회가 사립학교재단에 군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꼼꼼하게 살펴보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사립대학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였다는 따가운 여론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당시 폐교위기에 있는 기능대학을 살리는 방안으로 승강기대학을 추진하였고, 승강기대학이 모태가 되어 ‘거창승강기밸리’가 탄생하게 되었다”며 예상하지 못한 승강기대학 주인논란에 대해 당혹해하고 있다.

이런 논란이 발생한 것은 군과 군의회가 승강기대학을 추진하며 학교주체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한 결과로 ‘특정인으로 구성된 사립 학교재단에 거창군이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학교주인 논란에 대책마련과 함께 분명한 종지부를 찍을 필요가 있다.

또한, 군과 군 의회는 “이미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쉬쉬’하며 숨겨 왔으며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거창군의 미래를 좌우할 ‘승강기밸리’의 단초인 ‘승강기대학’ 주인문제에 분명한 입장과 논란을 잠재울 대안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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