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함양은 권역응급의료센터
60분 이내 99%가 도착 못해
중증질환 골든타임 확보 취약

종합병원 전무, 병상수도 적어
감염병 병상도 필요한 상황
적십자병원 이전 신축 시급

거창·함양·합천군의 거점병원 역할을 할 거창적십자병원의 이전 신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거창군은 8~9월로 예정된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예타가 통과되면 오는 2027년 준공이 확실시 된다. 적십자병원 건립 사업비는 2349억원으로 18개 진료과목, 3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사진: 거창군>

거창·함양·합천군의 거점병원 역할을 할 거창적십자병원이 지난 3월 이전 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거창군은 부지조성과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적십자사는 예비타당성 대응과 건축분야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전국의 적십자병원 이전 신축사업으로 추진 중인 거창·통영·상주 3개의 적십자병원 가운데 최초의 협약체결로 의료취약지역인 서부경남에도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지난해 12월 적십자의 사전 타당성 용역결과에 따르면 이전 신축하는 거창적십자병원은 18개 진료과목, 300병상, 직원 400명 이상이 근무하는 규모는 오는 8월말에서 9월초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거창군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응을 위해서는 부지 확보, 용도지역 변경 등 행정절차가 시급하다면서, 예타 대상 사업선정과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부경남 공공의료 강화 절실

서부경남 공공병원 확충사업은 2019년 11월 정부가 ‘지역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진행됐다. 이 대책에는 전국을 17개 권역 70개 중진료권으로 분류하고, 각 권역 및 중진료권별 책임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경남도도 같은해 5개 중진료권(창원권·진주권·통영권·김해권·거창권)별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 육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3개의 역량 있는 공공병원(진주권·거창권·통영권)을 이전·신축하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사업 중 ‘2022년 지역책임의료기관 공모사업’에 통영권의 통영적십자병원과 거창권의 거창적십자병원 2곳이 최종 선정되면서 이전신축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적십자사의 용역결과에 따르면 거창권(거창·함양·합천)은 응급의료취약지로 30분내 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 접근 불가능한 인구비율이 99% 이상이다. 특히 거창군과 함양군은 인구 전체가 거의(99%) 60분 이내 권역응급의료센터 접근이 불가능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에 대해 신속한 적기대응(골든타임) 확보에 취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거창적십자병원은 지역책임병원으로서 응급, 심뇌 등 필수의료 영역 제공을 의무화하고 지정요건에 감염병 병상 제공을 포함하여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창·함양·합천군은 상급 및 종합병원이 전무한 상황으로 모두 응급의료 취약지역이다. 현재 각 지역에 1개소씩 지역응급의료기관이 지정 운영되고 있으나 모두 병원급으로 환자의 중증도에 따른 적절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지역책임의료기관인 거창적십자병원이 종합병원으로 이전 신축하여 중진료권 내 지역응급의료센터로서 지역응급의료기관 및 권역책임의료기관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적기 치료를 위한 중간역할이 시급한 시점이다.

거창적십자병원 이전신축 의견

거창·함양·합천 주민들은 거창적십자병원에 꼭 있어야 하는 진료과는 내과가 61.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응급의학과(46.0%), 외과(44.8%), 신경과(43.8%), 정형외과(43.6%) 순으로 나타났다.

이전 신축 시 적정 병상수는 200~299병상(38.0%)로 가장 높고, 300~399병상(34.2%), 400병상 이상(17.0%), 100~199병상(10.8%)으로 진료과 증가와 병상수 증가에 대한 찬성이 각각 95% 이상 압도적으로 높았다.

거창권(거창·함양·합천) 진료과목별 의료이용현황(입원 기준)을 보면 내과, 정형외과, 외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등이 순으로 의료 이용이 높게 발생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거창권 내 의료기관에서 이용 현황이 50%미만 수준으로 지역 내에서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남 권역별로 3대 응급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거창권이 인구 10만명당 응급사망률의 5년 평균치는 234.5명으로 경남(105.4명)보다 2배가 높은 수치로 나타나 응급의료시설 보강이 급선무로 조사됐다. 경남에서 인구 10만명당 응급사망률이 200명이 넘는 유일한 지역이다.

지역별로 응급사망률의 5년 평균치를 세분화하면 창원권 90.5명, 진주권 145.0명, 김해권 78.4명, 통영권 109.3명, 거창권 234.5명이다. 거창권을 다시 좁혀보면 거창군 183.9명, 함양군 242.0명, 합천군 296.4명으로 응급의료기관 설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1년 11월 기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현황 검색에 따르면 △거창군 3개 병원 311병상 △함양군 1개 병원 133병상 △합천군 3개 병원 232병상이다. 용역결과는 거창권 내 의료이용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 최대 276병상 증설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거창권은 노인인구비율(33.0%)과 장애인 비율이 높은 의료취약지역이나 종합병원이 전무하고 공공요양병원도 1개소에 불과하여 급성기질환 치료 및 노환 주요 질환에 대한 치료 공급이 매우 열악한 지역으로 종합병원 개설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적십자병원 이전 신축시 현재 9개과에서 9개과를 더 추가하여 18개과 개설이 바람직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의학과는 18개 과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한의학적 치료를 선호하는 노인인구의 건강증진을 위해 한의사(공중보건의) 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적십자병원의 전체 인력은 18개 진료과목 300병상 기준으로 의사직 34명, 간호직 208~214명, 약무직 8명. 보건직 68명, 행정·기술직 71명으로 전체 389~395명의 인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당초 적십자병원의 비용대비편익(B/C)은 1.75였으나 총 300병상 가운데 음압병상을 20병상으로 추가하면서 비용대비편익도 1.95로 높아졌다. 감염병의 연간발생률은 지난 20년 동안 약 4번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2019년 코로나19의 대규모 감염병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여 20%로 가정한 것이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