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자리, 문화·관광분야 치중
생활인구보다 방문인구유치 사업
기금목적 달성가능할지 의문제기

<그래픽: 서부경남신문>

인구감소지역 89개 지자체에 10년간(2022~2031년) 10조원 규모의 정책자원이 지급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 2022~2023년도의 구체적인 사업내역이 공개됐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업은 산업·일자리 및 문화·관광 분야가 전국 평균 50.3%를 차지하여 편중된 경향이 있으며, 생활인구 또는 체류인구보다 방문인구 유치의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계획서를 보면 사업 전체를 집행해야 하는지, 투자계획에 비해 적은 금액을 배분 받은 경우 사업을 어느 정도로 조정하여 집행할 수 있는지, 지자체의 매칭 의무가 있는지 등 재원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명확하지 않아 재원집행 심의 관련 규정이 필요해 보였다.

또한 투자계획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후순위에 있었던 단체장 공약사업에 재원을 투입하는 등의 문제 사례도 제기됨에 따라 지방소멸대응기금은 본래 목적인 지방의 정주여건 개선에 중점을 두기에는 미진했다.

게다가 뚜렷한 이유 없이 평가결과와 세부사업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지원센터’ 짓고 ‘워케이션’ 등의 사업이 지방소멸대응이라는 기금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근본적인 검토와 함께 재원의 타당성이 의심되는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

거창은 승강기산업 기반구축 및 인재양성과 산림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산림휴양 기반구축에 기금이 집중됐다. 하지만 감악산에 야간조명설치를 위해 41억원이 투입되고 있어 기금 본래의 목적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창군은 2년간 총 14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함양은 총 예산 200억원이 투입되는 함양누이센터 건립에 기금이 집중됐다. 누이센터에 입주시킬 주요시설이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일자리지원센터, 식당·카페 등으로 이미 타 건물에 입주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함양군의 농산어촌 유토피아 추진단 운영은 눈에 띄는 부분이라 기대를 가지게 한다. 함양군은 2년간 총 210억원이 소유될 계획이다.

산청군은 금서 워라벨-UP(업) 근로자기숙사 건립, 산엔청 청년 베이스캠프 조성, 매촌 U(유)-턴 보금자리 조성 등 주거시설에 중점을 뒀다. 반면 경호강 100리길 자전거도로 개설공사 등은 낙동강수계 특별지원 공모사업에 기금을 추가한 사업이라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산청군은 2년간 168억원이 배정됐다.

합천군은 수제형 로컬푸드청년창업 육성, 산림 체류형 청년창업센터 조성, 신중년 인생이모작 지원센터건립 등 산업·일자리 부분에 치중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가장 적은데 투자사업은 가장 많아 우선순위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합천군은 2년간 총 14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송윤정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투자계획서상 제출된 사업목록을 살펴보면 실질적 인구유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사업이 다수”라며 “기금 목적에 맞는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지방소멸대응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세우고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금의 배분액 집행 기준, 재원의 세출사업 편성 시 의회의 예산심의권이 있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기술한 지방소멸대응기금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사업계획제출 및 평가·배분 등과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0월초 기준으로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집행률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 별도의 집행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집행률 0%에 해당하는 전국 지자체는 총 21개였고, 집행률 10% 미만은 62개 지차체로 함양(0.7%), 거창(4.5%), 산청(7.4%)이 포함됐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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