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고 방송부 ‘소리제’ 16년 동안 지속
지역동아리 21기 배출, ‘학교의 자존심’

16년 동안 농촌 지역의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해도 거르지 않은 채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모교에서 동아리 행사를 개최, 학교의 역사를 산 증인으로 보여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안의고등학교 방송부에 따르면 지난 88년 제1회 '소리제' 모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6년 동안 행사를 지속해 오면서 21기까지 기수를 배출하고 있다.

이들 방송부 모임은 고1인 21기부터 2배의 나이를 훌쩍 뛰어넘는 86년 졸업생인 제1기 기수까지 모두가 한데 어울려 해마다 추석 명절을 전후해 모교 강당에서 행사를 가지고 있다.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학교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소리제 모임 3개월 전부터 선·후배가 모여 치밀한 준비를 갖고, 서울 대구 등 지역별로 소모임을 개최하면서 모교의 어려운 사정을 걱정하며, 동문의 정도 돈독해 주위의 부러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의고는 80년대만 해도 1000여명에 가까운 재학생과 매년 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지금은 1학년 30여명 등 전교생이 160여명에 지나지 않아 날로 교세가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순수 선·후배로만 이뤄진 방송부 소리제 모임은 해마다 적게는 30여명에서 60명까지 끝까지 학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학생들의 뜻을 따라 행사를 계속 지속하고 있다.

제1회 소리제 모임부터 참석 행사를 이끌고 후배들을 도와주고 있는 염진홍(91년 졸업·6기)씨와 소리제 회장인 이상환(93년 졸업·8기)씨는 "안의고 방송부 소리제 모임은 학교의 자존심이다"며 "학교의 도움이 미약해 지금 후배들이 하고 있는 방송부 활동이 미약하지만 선배들이 시작한 전통을 끝까지 계승, 모교의 발전과 전통이 부활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지역 주민들은 "농촌 지역 학교에서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전통이 끝까지 이어지고, 시골도 살맛 나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민 기자  leejm@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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