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반대 산청대책위 발족
지리산권 연대 반드시 막을 것

산청·함양·구례·남원 4개 지자체
경쟁적으로 케이블카 사업 추진
하동 국립공원 임도건설 난개발

지리산은 임기 몇 년짜리 단체장
“무책임하게 삽질할 수 없는 곳”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대책위원회는 24일 산청군청 앞에서 "지리산케이블카 추진을 백지화하라"며 출범식 및 산청군 케이블카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지리산케이블카반대 산청대책위>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은 모든 생명과 우리 후손들의 것이다. 당장의 돈에 눈먼 지리산케이블카 계획 백지화하라”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대책위원회는 24일 산청군청 앞에서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은 2007·2012년 낮은 경제성, 공익성 부족, 환경파괴 우려 때문에 정부로부터 반려된 사업”이라며 케이블카 반대 출범식 및 규탄 기자회견을 가지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어머니의 산, 지리산은 임기 몇 년짜리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면서 “지리산에 기대어 살고 있는 온 생명, 주민 그리고 우리 후손의 것이다. 몇몇 정치인, 자치단체장이 무책임하게 당장의 돈과 표를 쫓아 삽질하고 파괴할 수 없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난개발은 지리산 그 어디에서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대책위는 “케이블카 추진의 가장 큰 명분은 지역경제 활성화다. 그러나 케이블카를 타러 온 관광객들은 시골에서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이동해 갈 뿐이라 지역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재정자립도 8.2%,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218위로 자립도 꼴찌인 산청군이 자체 추산 1179억이나 드는 건설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냐”며 “결국 민간자본을 끌어들일 것이고, 민간자본을 유치하게 되면 케이블카 운영수익은 대부분 외부로 유출되어 산청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여수, 통영, 설악산 케이블카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적자이다. 민간자본의 수익을 보존해주는 계약 때문에 산청군민만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합천군의 호텔 건립 선례에서 보듯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날 대책위는 생태보존 가치도 문제 삼았다. “중산리~장터목 구간은 백두대간 지리산 주능선으로 생물다양성 유지와 생태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복원된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수많은 법정보호 동식물이 살아가는 원시생태계의 보고이다.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짓밟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한번 파괴되면 회복은 완전한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케이블카가 생기면 등산객에 의해 산림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 억지라며 따져 물었다.

대책위는 “케이블카 승강장의 구조물과 수십 개의 케이블 중간 철탑은 허공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리산 곳곳에 수많은 중장비가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콘크리트 구조물과 철 기둥을 세워 올리는 대공사를 하는데 어찌 케이블카가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공사기간과 케이블카 운행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산림파기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대책위는 “케이블카가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도 지리산 천왕봉을 감상할 권리를 보장할 것이라는 한심한 핑계도 댄다”며 “지금도 차량이 닿는 성삼재, 정령치, 형제봉, 구재봉에는 케이블카 없이도 지리산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다. 친환경 저상 전기버스 1대도 없는 산청군은 사회적 약자의 복지정책은 하나도 관심 없으면서 비겁하게 그들의 권리를 구실삼는가”라고 저격했다.

최세현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산청뿐만 아니라 함양 그리고 구례 등 지리산 그 어디에도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자리란 걸 알아주시길 바란다”며 “지리산을 고리로 이어진 그물망에 기자회견문에 연대하는 하는 단체의 이름이 적혀 있는데 45개 단체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산 전체로 보면 지금까지 아홉 번의 케이블카 사업 신청이 있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그러는 동안 지자체가 낭비한 매몰비용은 얼마인가. 아님 말고가 결코 아니다. 그 돈들은 우리들의 혈세”라며 “지리산케이블카는 지리산권 단체장들의 치적이 아니라 두고두고 우리들의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토록 심각한 기후위기의 21세기를 살면서 20세기적 후진적 사고는 제발 버려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리산케이블카는 산청·함양·구례·남원 4개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남원의 산악열차, 구례의 골프장, 함양의 벽소령 도로, 하동의 국립공원 임도건설 등으로 지리산이 난개발에 시달리고 있다.

연대단체는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경남녹색당, 경남불교평화연대, 경남환경운동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남원시가야역사바로세우기시민연대, 남원언저리교회,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사단법인 전남녹색연합, 사단법인 한생명, 사천남해하동환경운동연합, 산청군농민회, 산청녹색당, 산청진보연합, 수달친구들, 시민주권남원행동, 시민참여제도연구회, 전교조산청지회, 전남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경실련남원집행위원, 지리산기독교환경연대, 지리산사람들,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초록걸음, 지리산케이블카백지화함양주민대책위원회, 진보당산청위원회, 진주기후위기비상행동, 진주녹색당, 진주진보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통일산행달뜨기, 하동녹색당, 하동참여자치연대, 함께평화, 함양군농민회, 함양군시민단체협의회, 함양녹색당, 함양시민연대, 함양참여연대, 협동조합만세 (가나다순)이다.
 

※출범식 현장 이모저모. <사진: 지리산케이블카 반대 산청주민 대책위원회>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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