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사업이 아직 계획단계에 불과
5곳 댐 건설지역은 밝힐 수 없어

환경단체 촉각 곤두세우며 주시
산청·함양군 “댐 신청한 적 없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기후변화 대비 댐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환경부가 추진할 댐 건설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환경부>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내년부터 신규댐 10곳을 건설하기로 한 가운데 경남도가 도내 5곳 부지에 대해 댐 건설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남도는 5곳 댐 건설 지역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도는 “아직 계획 단계에 불과해 사업을 확정하면 발표할 예정”이라지만 이는 폐기한 댐 건설 정책 부활에 따른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2017년 국토교통부 댐 공모사업에 14개 댐을 신청했었다. 당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댐을 통한 1급수 식수원으로 전환하는 식수정책을 펴며 양산 오룡(상북면 외석), 산청 계남(생초면 계남)·압수(생초면 월곡)·중태(시천면 중태) 등에 댐을 건설하자고 정부에 건의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농업용수를 확보하고자 금서면 특리지구에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이라며 “특리지구 말고는 댐 건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함양군도 “신규 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함양군은 지난 지리산댐(함양 문정댐) 건설로 1984년부터 30년 넘게 이어오다 2018년 환경부가 지리산댐을 추진하지 않겠다면서 공식적으로 밝히면 종료됐다.

환경부는 지난 8월 29일 내년도 예산안에서 신규댐 건설 및 기존댐의 리모델링을 위한 기본구상 타당성조사 예산으로 총 93억원을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업비 500억원 미만 중소규모 댐 3개와 500억원 이상 대형 댐 7개를 새로 지을 예정이다.

이어 9월 6일 한국수자원공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국토연구원·학계 등 관련 전문가 10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전국 10곳의 신규 댐 건설 및 기존 댐의 리모델링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최근 남부지방의 극한 가뭄 등 2010년 이후 가뭄 발생이 급증하고, 극한 호우 발생으로 2019년 이후 홍수로 인한 사망 및 피해가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상황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효과적인 물그릇 확보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대규모 수몰 등으로 기존 댐을 높이는 증고에는 어려움이 예상되는 바, 기존 댐의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기존 댐 상류에 보조댐을 건설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보조댐을 이수 및 치수 용량을 확보하는 한편, 상류에 쌓이는 흙(퇴사)을 저감시키고 상류 수질오염원도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부터 댐 건설 등을 위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를 추진할 때 지역의 수용성이 매우 중요하며, 지역의견 수렴을 위해 지자제와 협의하고, 댐 주변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시키고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모색하여 지역의 수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경험과 구체적인 의견을 향후 댐 정책 추진 시 적극 반영하고, 관련 계획 수립 시 전문가 의견과 함께 지자체 및 지역주민 의견 등도 추가로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리산생명연대 등 환경단체는 “정부는 틈만 나면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댐 건설은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신규댐 건설과 도내 상황을 잘 살펴 대응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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