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예산 216억 중 57억 삭감
명분 없는 역대 최고 삭감 폭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만 입어
‘보복성 삭감’ 아니냐 의혹 일어

함양군의회가 군이 제출한 제2회 추경예산 216억원 가운데 26%인 57억원을 삭감해 ‘보복성 삭감’이 아니냐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함양군과 의회는 지난 7월 행정국장이 군의회 의장을 공식적으로 비난하면서 비판을 받았고, 일부에서는 소규모 주민지원사업에 대한 직접 집행권을 군이 묵살하며 예산 삭감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 함양군의회>

함양군의회가 군에서 제출한 올해 제2차 추경예산안 216억원 가운데 26%인 57억원을 삭감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는 특별교부세 10억원과 국비 2억7000만원, 도비 2억4000만원이 포함되어 있어서 집행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예산에 대한 심의는 군의회의 고유권한이지만, 어렵게 확보한 국도비 예산마저 삭감한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

함양군은 이번 추경 예산안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요 기반시설 정비,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편성했었다. 하지만 군의회의 무리한 예산삭감으로 고스란히 군민들만 피해를 받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함양군 주민들은 지난 7월 군 행정국장이 대군민 성명서를 내며 군의회 의장을 공식적으로 비난한데 대한 앙갚음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일부 군의원이 주장하는 소규모주민지원사업(포괄사업) 등의 직접 집행권한 요구에 대한 묵살이 보복성 예산 삭감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함양군의회는 지난 9월 13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277회 임시회에서 군이 요구한 216억8838만원 가운데 57억2817만원을 삭감했다. 이는 역대 최고 삭감 폭으로 기획행정위원회에서 16건 사업에 16억7980만원이 삭감됐고, 산업건설위원회에서 19건 사업에 39억8337만원을 삭감했다. 별도 예산으로 이뤄지는 의회사무과도 6500만원이 삭감됐다.

예산이 삭감된 주요사업은 기획행정위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건립 10억원 △취약지역 개조사업 예비계획 수립 5400만원 △연말연시 경관조명 설치 7000만원 △오르고(GO) 함양앱제작 9300만원 △남계서원 관광자원화 용역 관련 3억원 △안전보행로 설치사업 실시설계 용역 5000만원 등이다.

산업건설위는 △함양대봉산휴양밸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3억원 △백연 군계획시설도로 공사 6억원 △군계획시설물 유지관리 4억원 △제방정비 관련 7억1000만원 △남부내륙철도 노선반영 타당성조사 용역 3000만원 △축산분야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확산사업 4억5500만원 △농업인 쉼터 및 화장실 설치사업 1억8400만원 등도 삭감내역에 포함됐다.

정광석 기획행정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임시회에서 “2023년도 수시분공유재산관리계획안은 공유재산법 및 함양군 공유재산 관리 조례에 따라 공유재산의 취득에 대하여 의견을 받고자 하는 것으로 청년마을공유주거 건립 사업안 등 3건을 불요·불급 등의 사유로 부결하는 수정안을 가결했다”고 심사결과를 보고했다.

배우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2023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이 제출되어 각 상임위원회에서 9월 15일부터 9월 20일까지 예비심사를 거쳐 9월 21일 우리 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심사를 하였고 그 결과, 미래발전과 농촌협약 자문 등 절차이행에 37건에 57억2817만2000원을 불요불급 등의 사유로 삭감하고 삭감된 예산은 전액 예비비로 편성하는 수정안을 가결했다”고 보고했다.

배우진 위원장은 또 “2023년도 기금운용 계획 변경안에 대해 우리 군 기금의 총규모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8개로, 옥외광고발전기금의 도비 보조금 등 변경사항을 반영하여 2023년도 말 기금 조성액을 3억2344만원이 감소한 535억365만5000원으로 기금운용 계획을 변경하는 것으로 원안가결했다”고 말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이번 추경에 제출한 예산들은 모두 함양군민의 편익과 복지증진, 그리고 지속가능한 우리군의 발전을 위한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들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예산들”이라며 “예산 삭감에 대한 당위성 없이 오로지 불요불급이라는 이름만으로 역대 최고 추경 삭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유감이다”고 밝혔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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