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한 포기도 소중한 생명이긴 한데…

공무원들의 비상 근무 자세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태풍이 내습할 것이라고 방송이나 하며, 주의하라고 홍보차 다니는 공무원들이 한 곳에서 한참씩 머물며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는가?

정장 차림에 빛이 반짝거리는 검정 구두를 신고 수해 현장을 둘러보며 이재민의 가슴에 상처만 더하고, 정작 시급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재민들의 소리를 직접 듣지 않아 그들은 분통터져하고 있다.

재해로 인한 최대 피해 지역들은 산더미처럼 쌓인 집채만한 바위와 흙더미를 치울 엄두도 못 내고 중장비가 한 대라도 더 투입되기만을 기다리는데 장비가 부족하다는 말만 전해 듣게 되고…

비교적 피해가 적은 인근마을로 들어가는 다리 하나가 유실된 현장에는 중장비가 5대나 투입되어 있다니, 수해 현장을 잠시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그들 중 누구라도 이 곳을 지나치게 된다면…

한 술 더 떠 수해 지역  못 미쳐 도로 가에서는 꽃동산을 가꾼다고 공공 근로 인력을 투입하여 잡초를 뽑아내고 있다. 나라 세금으로 운용하는 공공 근로, 이럴 때는 노인들이 대부분인 수해 현장에 투입하여 현장 복구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수재민들의 따뜻한 밥 한끼와 설거지라도 도와주면 안될까.  한 날 한 시에 재해 지역 인근에서 볼 수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만 더한다.

이번 재해로 마구잡이로 자연을 유린하던 인간들이 자연의 힘 앞에 정작 가장 나약한 존재는 인간이라는 게 입증된 셈이다. 개미도 수해를 앞두고 준비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