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기 - 합천경찰서 경무과장

우리나라는 세계 치안 강대국이다. 삶의 질이나 생활비, 부동산 등의 순위를 매기는 해외전문 사이트인 넘베오(NUMBEO)가 발표한 2016년 세계치안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117개국들 중 치안이 제일 잘 된 안전한 나라로 선정됐다. 2위는 싱가포르, 3위는 일본이고 치안이 제일 불안한 나라는 베네수엘라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등 최근 발생하는 범죄의 형태를 보면 계획적이고 악의적이며 지능적이다. 우발적인 범행이라 하더라도 범인의 증거인멸로 인하여 경찰은 범인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수법 또한 악랄하여 범죄피해에 대한 회복이 쉽지 않다.

지난 5월 31일 기준으로 전국의 경찰관 수는 11만3985명으로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는 453명이다. 경남지방경찰청의 경우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는 526명으로 양산경찰서가 1인당 담당인구가 883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2배 가량 되고, 김해서부경찰서와 진해경찰서가 각각 838명과 811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관할 면적은 합천이 서울 면적의 1.6배인 983㎢로 가장 넓고 다음으로 거창, 밀양 순으로 넓다.

2012년 기준으로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수를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는 480명으로, 미국 259명, 독일 264명, 영국 256명, 일본 439명보다 훨씬 많다. 이 같이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가 많고, 넓은 관할 면적에도 불구하고 치안이 제일 잘 된 나라로 선정된 것은 총기 규제 등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국민의 신고의식과 치안 참여, 각 기관 사회단체와의 협력치안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합천경찰서는 주부민방위기동대 회원으로 구성된 ‘어머니순찰대’, 자율방범대·여성명예소장 등 협력단체들로 구성된 ‘보름달순찰대’ ‘논두렁 밭두렁순찰대’ ‘호반순찰대’ 외국인 범죄예방과 국내 조기정착을 돕기 위해 ‘외국인명예경찰대’, 그리고 최근 발생한 수락산, 사패산 강력사건에 대한 여성안전 치안대책으로 ‘해인사 소리길 순찰대’ 등 6개 순찰대를 결성하여 청소년 탈선 및 여성안전 범죄예방 및 농산물 도난예방 목적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순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아프리카에는 사막도 많고 정글도 있어 멀리 가려면 열악한 환경과 무서운 짐승들 속에서 생존해야 하기에 길동무와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긴 속담이다.

국민과 기관, 사회·협력단체의 참여·협력치안으로 각종 범죄 및 교통사고로부터 노인·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여 안전하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든다면 이보다 더 값진 가치가 있겠는가. 이것이야 말로 ‘참여·협력치안의 참 가치’라 할 것이다.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숙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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