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2004년 3월 1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자민련 의원 193명은 절대 다수 국민의 의사를 짓밟고 결국 대통령 탄핵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의회민주주의가 사망선고를 받은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통령을 탄핵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다수의 탄핵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탄핵하는 나라가 과연 이 나라 말고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백주대낮에 의회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하려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마음속에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을 오늘 우리는 확신하였다. 우리는 오늘 수많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 헌정질서를 부패원조, 쿠데타 원조, 차떼기 정당에 의해 여지없이 파괴당하는 국가적인 수모를 겪고 말았다.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 하지 않고, 경제가 파탄나고 수많은 국민이 실업과 생활고에 시달려도 총선에서만 승리하고 자신들이 정권만 잡으면 된다는 쿠데타 세력의 헌법을 유린한 의회 폭거와 당리 당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추악한 행태도 서슴치 않는 횡포에 국민들은 더 이상의 인내와 희망도 버렸다. 이런 썩어빠진 국회의원이 우리 국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누가 저들에게 대통령을 탄핵할 권한을 주었단 말인가? 온갖 부정부패와 기득권 수호에 혈안이 된 16대 국회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이미 사형선고를 내렸다. 탄핵 당해야 할 핵심 당사자들이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의회쿠데타를 자행한 것이다.
우리 역사는 2004년 3월 12일을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무자격 정치인들에 의해 파괴당한 치욕의 날로 기록한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늘의 반역사적, 반국가적, 반국민적인 작태에 대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해체되어야 한다. 아니 국민의 힘에 의해 해체당할 것이다.
우리는 많은 국민과 함께 과거 군사쿠데타 정권에 대항하여 민주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였던 것처럼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탄핵표결에 참여한 사이비 정치인들을 영원히 추방시키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오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자행한 탄핵결의안 통과를 용서할 수 없는 의회쿠데타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규정하여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우리는 국민을 외면한 국회의 쿠데타식 탄핵결의안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2004년 3월 12일 함양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