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두 “탄탄한 지역 기반… 무난한 당선 예측”
변범식 “개혁적 젊은 후보… 세대 교체 신호탄”
마장수·임채홍·박찬정 “정책 공약으로 도전”

17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는 31일 후보자등록 신청을 며칠 앞둔 가운데 각 지역구별 후보들의 당락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주요 언론사들의 지역구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급상승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탄핵 역풍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선거 당일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대통령 탄핵 여파로 급락했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박근혜 대표 체제 출범 뒤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 전통적인 지지층이 얼마나 다시 결집할지도 관심사다. 또 17대 총선부터는 정당명부제인 1인 2표제가 적용, 민주노동당에서는 노동자·농민 국회의원이 탄생할 것으로 보여 진보정당의 정치세력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거창·함양·산청 지역구에서는 5명의 예비후보자가 선관위에 등록했다.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짚어봤다. 후보자 현황은 3월 24일 기준이다.                                                             <편집자주>

 

 

 

 

 

 

 

 

 

 

 

 

본격적인 득표활동

거창·함양·산청은 한나라당 이강두(67), 민주당 마장수(50), 열린우리당 변범식(37), 자민련 임채홍(68), 무소속 박찬정(50)씨 등 5명의 후보가 예비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나섰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의 '장자방'인 3선의 이강두 정책위의장이 포진하고 있어 그동안 한나라당의 전통 강세지역으로 여겨왔던 곳이다.

그러나 탄핵정국이 이 지역의 선거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탄핵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경남에서 애초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열린우리당이 전국적인 탄핵반대에 힘입어 정당지지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선거법 개정으로 기존 함양·거창 선거구에 산청이 통합되면서 활동영역이 넓어져 후보들로서는 득표활동에 많은 부담을 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인물론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관심거리다. 1992년 14대 총선부터 세 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 사실상 라이벌이 없는 일방적인 게임을 펼쳐온 한나라당 이강두 후보는 그동안 유효투표의 절반에 가까운 표를 얻으며 내리 당선되는 등 지역맹주로의 탄탄한 입지를 굳혀왔다.

이 후보는 14대 때 전체 유효투표의 49%, 15대 41.3%, 16대 67.6%를 얻는 등 득표율도 상향곡선을 긋고 있고, 지역기반도 탄탄히 다져온 뒤라, 한나라당측은 "무난한 당선을 예측"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의정활동과정에서 청년실업해소를 위한 특별법안 제정과 사교육비 제로프로젝트추진, 획기적인 신용불량자 구제대책 마련,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적극 노력한 것을 업적으로 꼽았다.

이 후보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것이 단점이자 장점이며 농산물 개방압력 등에 대한 농업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농촌지역의 국회의원 수가 줄어드는 등 농촌을 지키고 투자하는데 힘이 부족한 것이 마음이 아프고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당 변범식 후보는 "무게가 덜하지 않느냐"는 지역 내 일부의 반응을 "젊은 후보의 강점을 부각, 거창·함양·산청 지역을 물갈이 선거혁명의 신호탄으로 만들겠다"며 "국민들의 정치개혁 열망을 바탕으로 수구부패정치 청산, 지방분권 등 세대교체를 하겠다"고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 4.15총선 후보자 신상정보 (3월 24일 기준)

변 후보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지금껏 살아오면서 일궈낸 업적으로 꼽았다. 또 평소 변호사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억울하거나 불만이 있는 의뢰인의 사정을 들어주며 국선변호인으로 무죄를 이끌어낸 점이 보람 있다고 자평했다.

변 후보는 "정치에 입문하기 위한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았지만 그러한 높은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입문하게 됐으며, 국회의원도 유권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이해와 공감이 있으면 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마장수 후보는 고향이 거창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29년이라는 세월을 거창에서 살면서 많은 서러움도 있었지만 그동안 양심껏 성실하게 살아온 것이 자랑이자 자부심이라고 자평했다.

경남에서 민주당 세력이 약한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마 후보는 민주당을 떠나지 않고 지조를 지켜온 정당인 출신임을 장점으로 내세워 지역주의 청산과 새로운 정치를 위한 유권자의 호응이 자신을 선택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민련 임채홍 후보는 "고향 함양과 이웃 산청·거창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대학 졸업 후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헌정연구회 정치분과 위원장과 민권당 총재 등을 역임했으나 국민의 정부에서 지역구 인사의 사기 사건에 연루돼 알선수재라는 아픈 과거를 안고 있기도 하다.

무소속 박찬정 후보는 지리산을 끼고 있는 이 지역에 전문화된 약초고등학교를 만들어 한의대로 진학할 수 있도록 전문약초고 신설과 산청군이 추진중인 한의대 유치 등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내세웠다.

박 후보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향토 미학적인 테마파크 조성과 산청·함양양민학살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지리산 홍보를 위해 친환경적인 공원을 만들어 보는 것도 평소 가지고 있는 소신이자 포부"라고 강조했다.

1인 2표제 도입

한편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약진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10월 전농과 민주노동당의 정치적인 합의를 이뤄낸 뒤 각 지역마다 전농 회원들의 입당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전농 소속 농민들의 입당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 경남이다.

특히 1인 2표제인 정당명부제의 도입으로 사표심리가 사라지고,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을 노리는 노동자 정치세력의 질적 발전과 함께 꾸준한 지지도의 상승을 보이는 민주노동당이 지역구 선거와 함께 비례대표만으로도 원내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권자 선택의 날은 1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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