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예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혼자서는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 ‘너와 나 우리가 함께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촛불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처럼

한 사람의 의지가 학교 전체에 파급되어

탐스러운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글/한결

‘학교폭력’이란 무겁고 아픈 단어를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작년에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친구(피해자)와 폭력을 행사한 친구(가해자)를 보며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운지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친구를 보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알지만 쉽게 도와주지 못한다. 그 이유는 괜히 도와주었다가 자신까지 피해를 입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강자에게 저항할 용기를 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피해를 당한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너무 잘 아는 사실이지만 그럴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았다. 나는 타 지역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한 지 얼마 안 되어 친구들을 잘 모르는 상황이라 핑계 같지만 내 앞가림도 하기 힘든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그 일로 자퇴를 한 민(예명)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지낸다. 힘들어 하다가 올해 다시 다른 학교 1학년으로 입학을 했다. 그런데 학교생활도 잘하고 있다니 다행스러우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가끔 전화로 안부도 전하고 일상을 이야기하곤 한다. 나도 민도 조금씩 함께 성장하면서 그때의 아픔이 옅어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그때 만일 지금의 나였다면 민의 고민을 잘 경청하고 아픔을 위로하며 함께 견뎌내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두 가지가 떠올랐다.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분위기와 경쟁 위주의 입시체제를 들 수 있다.

먼저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분위기를 바꾸기 위하여 ‘나부터 먼저’에서 ‘너와 함께’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은 배타적인 태도와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성장하는 우리의 일그러진 가치관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반 안에 한 명이 괴롭힘을 당하는데 한 명이 도우면 당연히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함께라는 공동체의식’을 함양하여 ‘다 같이 돕자’라는 사고의 전환이 생긴다면 반 전체가 괴롭힘 당하는 학생을 도울 것이고 그 괴롭힘은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괴롭힘 당하는 친구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반 안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학생이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 몇 명에게 돕자는 의견을 말한 뒤 그 의견을 늘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반 전체가 아니더라도 반이라도 그 반이나 되는 학생들이 돕는다면 당연히 괴롭힘은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혼자서 섣불리 돕다가 피해를 당하는 것보다 한 명씩 한 명씩 생각을 바꾸고 그 힘이 커졌을 때 함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리고 한 번 그렇게 해본 반은 이제 더 이상 괴롭힘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그 반 학생들은 이미 의식이 바뀌어서 다른 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의식은 더 커질 수 있다.

두 번째는 경쟁 위주의 입시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나친 경쟁은 친구와의 우정보다는 ‘자기가 먼저 혹은 내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경쟁심과 이기심을 확산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예방책이 있다고 한들 어떤 변화를 유도할 수 있겠는가?

좋은 대학에 진학을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친구들을 보면 과연 주위의 친구를 돌아볼 여유가 있는지 의문스럽고, 나 역시 스펙 쌓기와 학업 스트레스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많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으로 산다는 것만으로 힘들게 느껴지는데 학교폭력을 당한다면 고통을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 것이다.

고통을 견디다 못한 나의 친구들은 꽃다운 나이에 채 피어보지 못한 채 내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지고 수면제를 삼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채 피지 못하고 꽃봉오리가 피지도 못하고 꺾여버리고 짓밟히는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에서 예방교육을 통해 또래상담을 알게 되었고, 또래상담자로 활동하면서 학교폭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래상담자로 활동하면서 합천군 또래상담연합회 대표 더 나아가 경상남도또래상담 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어 학교폭력 예방캠페인이나 영상 제작을 통하여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혼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학교에서 또래상담자끼리 친구의 작은 고민에도 귀 기울이고, 친한 친구활동을 통하여 왕따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더불어 선생님들과 경찰서와 함께 학교 내뿐만 아니라 교외에서 등교시간에 캠페인을 실시하여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아침 일찍 활동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친구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함께 동참하는데 보람을 느꼈다.

학교폭력을 예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혼자서는 더더욱 힘들다. 하지만‘너와 나 우리가 함께 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촛불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처럼 한 사람의 의지가 학교 전체에 파급되어 탐스러운 행복의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