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과 승강기산업 투톱 잡아

산업 포트폴리오 다시 짜겠다

교도소 이전 선거법 해결해서

정의와 진실의 힘 보여주겠다

양동인 군수는 우직하면서도 정직하고, 소탈하면서도 원칙이 강하다. 자신을 표현하는데 서툴지만 말보다는 실천력이 강하다. 그는 미래 거창을 위한 발전으로 교육과 함께 힐링과 승강기 산업을 투톱으로 잡아 지역산업 구조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겠다고 했다. <사진제공 : 거창군>

양동인 거창군수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각인되는 것은 우직함과 정직함, 소탈하면서도 원칙이 강하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라는 표현이 그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양 군수는 언제 어디서나 중심을 잃지 않고 뛰어난 공감을 보여준다. 이런 점은 지난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진 전국 8곳 지자체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곳은 거창이 유일한데서 엿볼 수 있다.

양 군수는 대화를 할 땐 의견을 숨기지 않고 목청을 높여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방법이 그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때론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속마음은 무척 따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을 표현하는데 서툴고, 홍보에도 큰 신경을 쓰지 않아 실제 양 군수가 뛰어다니는 것 보다 군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거창교도소 부지이전을 위해서도 법무부와 대법원, 해당 국회의원실을 줄기차게 찾아다니지만 이런 내용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군민들과 교도소반대 범대위 측으로부터는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양 군수는 “그래도 언젠가는 군민들이 내 심정을 알아주겠지”하고 속으로 곰 삭이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스타일이다.

양동인 군수가 7일 웅양면 북부농협 하성지소에서 공공비축미 건조벼 매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양 군수는 거창교도소 부지이전과 선거법 위반 재판계류 등이 군정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지만, 하루빨리 해결해 미래로 시선을 돌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실과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군민이 먼저 반칙에 눈감지 말아야만 거창의 법질서가 바로 선다”고 말했다. 군정의 지향점도 ‘반칙 없는 거창’으로 잡았다.

양 군수는 미래 거창을 위한 발전으로 힐링과 승강기산업을 투톱으로 잡았다. 고령화와 저출산에 맞서 지역산업구조가 다양해져야만 거창이 활기 있게 돌아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광대고속도로 확장으로 거창의 관광산업도 살아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에 승강기 300대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는 등 승강기산업밸리도 ‘청신호’가 켜졌다.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많은 양 군수를 11월 첫날,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 지난 4월 제42대 거창군수 취임식에서 “2년의 임기를 20년처럼 쓰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달 14일로 임기 7개월을 맞았다. 2년의 임기를 실제 20년처럼 쓰고 계신지. 양 군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2년을 20년 같이’라는 말은 다짐이자 저 자신에게 던지는 채찍이었다. 지금 나라가 엄청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작은 징후가 나타났을 때 문제를 덮고 치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질병을 키워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취임 후 군정의 지향점을 새로 잡고 ‘반칙 없는 거창’을 만들기 위해 고독한 싸움을 해왔다. 공무원들이 군정 주변의 이익추구형 이기적 인물들에게 눈치 보지 않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자 한다. 군수 공백으로 쌓인 문제들도 해결해야 할 급한 불이었다. 28년 전통의 거창국제연극제 내부갈등, 구치소 이전문제, 스포츠 단체와 장애인 단체의 갈등 해결, 100억 규모의 장학회 개혁 등 쌓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이유도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이런 문제들의 근본원인을 소통부족으로 진단하고 지겹도록 소통과 개방을 강조하고 있다. 소통은 예방행정의 출발이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 양 군수께서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제39대 거창군수를 역임한 바 있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 군수를 하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방향은 무엇인지.

“우리군은 농업군이지만 고령화와 저출산의 벽에 부딪혀 전통산업을 지켜내기도 어렵고 인구를 유지하기도 굉장히 힘들다. 때문에 지역산업구조가 다양해져야 하고 시대에 맞게 산업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한다고 본다. 그래서 힐링과 승강기를 투톱으로 잡았다. 자족도시의 규모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물적토대인 하부구조를 전통산업과 힐링산업, 승강기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다. 이런 하부구조 위에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정책을 군민과 함께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앞에서도 언급한 소통은 상부구조를 세우기 위한 방법론적인 접근이다.”

- 거창은 거창승강기밸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승강기를 연 200대씩 베트남에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진출 교두보도 마련한 상태다. 승강기 사업에 대한 비전을 말씀해 달라.

“현재 승강기 산업단지에 23개의 제조업체가 입주해 있고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 인력을 양성하는 승강기 대학으로 3박자 기반을 이미 다졌다. 앞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는 우량기업 유치와 자체브랜드를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이는 승강기 산업의 집적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 해당한다. 현재 제2승강기전문산업단지를 조성해서 분양에 들어갔다. 30개 정도의 유망업체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입주가 완료되면 집적도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600명의 신규고용과 1000명 이상의 인구유입도 예상한다.”

지난달 30일 거창군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포원 조성사업’ 현장을 방문해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 공소시효 마지막 날인 지난달 13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현금 200만원을 건네주고 기자회견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할 말이 많으신 것 같다.

“기소된 이튿날 했던 기자회견은 군정의 책임자로서 군민의 동요와 오해를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더 이상 재판 외적으로 확대하지 않겠다.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리고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저의 재판을 끝으로 더 이상 어거지와 협박, 공갈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불법행위가 발붙일 수 없는 거창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군민이 먼저 반칙에 눈감지 말아야 하고, 군민의 매서운 눈초리를 무서워해야만 거창의 법질서가 바로 선다고 본다.”

- 거창구치소 부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법원지원과 검찰지청은 강남으로 옮겨서 거창읍의 해묵은 숙제인 강남과 강북의 균형 발전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진척 사항은 어떤지.

“현재 법무부는 구치소 공사를 강행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대법원은 거창군의 제안에 동의하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법무부와의 원만한 협의를 원하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구치소 공사는 토지보상과 지장물 철거가 대부분이다. 이 비용은 구치소가 아닌 타용도로 전환하더라도 투입되어야하는 비용이므로 그 처리부분이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내년도 35억 예산을 막지 못하면 매몰비용이 점점 높아지고 이전 노력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 강석진 국회의원과 우리군에서는 국회예결위에 상정된 내년도 예산을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또 범대위에서는 야당 국회의원과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구치소 이전 문제에 있어서 내년도 예산의 통과여부가 중대한 변수다. 군청간부들은 국회와 정부를 설득해 내년도 예산을 막기 위해 서울에서 상주하고 있다. 저도 법무부 간부와 접촉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 지난 4월 전국 8곳의 지자체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졌다. 하지만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지역은 거창이 유일하다. 무소속 군수로 국비, 도비 확보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또한 향후 새누리당에 입당할 계획이 있는지.

“지역을 이끌고 군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저 혼자가 아니다. 중앙에서 활동하라고 국회의원을 선출했고 도에서 활동하라고 도의원을 선출했다. 당적이 다르다고 이분들과 저의 뜻이 다를 수는 없다. 우리군의 발전을 위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다. 당적이 다르다고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지난 번 군수시절에도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4000억 예산시대를 열었다. 입당문제는 당분간 고려대상이 아니다. 군민이 여당의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무소속 양동인을 선택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정치적 고려보다 일에 매진하겠다.”

- 거창군정을 이끌어 온 지 7개월이 지났다. 지금까지 군정을 이끌어 오면서 느꼈던 보람은. 그리고 군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거창도 미래거창의 모습을 설계하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다져나가야 할 때인데, 구치소 이전문제와 군수의 선거법 위반 재판계류 등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 하루빨리 구치소 문제가 해결되고 미래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먼저라고 본다. 군민이 군정을 걱정하지 않도록 신뢰를 하나씩 쌓아왔다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계속 그 방향으로 매진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만난사람=이영철 기자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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