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봉(섬진강과지리산사람들 공동대표)님이 보내주신 칼럼입니다.

"당신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있습니다"
"물길과 꽃길의 고장"

이 말들은 하동을 소개하는 말이다. 말로만 그런게 아니라 섬진강변을 따라 경남 하동에서 전남 구례로 이어지는 19번국도는 섬진강 주변의 풍광과 어울어져 전국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코스로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과 섬진강이 개발과 지역발전이라는 논리로 무장한 개발론자들에 의해 훼손당할 위기에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4차선공사가 주민숙원사업이고 지역발전에 필요하단다. 도로를 넓히면 지역이 발전된다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행정이 부추기는 꼴이다. 하동은 하동다워야 산다. 매화가 피는 3월, 벚꽃과 배꽃이 어울어지는 4월, 지리산의 야생녹차, 생태박물관 섬진강, 안정적으로 생산되는 농특산물등 풍부한 관광상품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하동다움이다.

둘째,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산업화도로로 쓰겠단다. 4차선공사를 강행하려는 기관에서는 최근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몇년 후 늘어나게 될 물류량을 현재의 도로여건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단다. 그러나 이것은 예산의 이중낭비이다. 향후 계획된 광양-전주간 산업도로만으로도 물류량 이송은 충분하고, 지난해 개통된 남도대교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남과 경남을 연결해주고 있다.

셋째, 매년 4월 벚꽃축제 기간에 일시적으로 도로가 막히는 문제를 4차선으로 해결한단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의 공휴일에는 전국에서 차량이 몰려와 그야말로 19번국도는 주차장이나 다름없으나, 이는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이다.

그들은 4차선이 되어도 관광객은 몰려온단다. 관광객이 하동을 찾는 이유는 행정에서 말하는 것처럼 물길과 꽃길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데 4차선공사로 그런 것들이 없어지는데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개발도 좋고 빠름을 추구하는 것도 좋으나 손대야 할 것과 손대지 말아야 할 것은 구분하자. 4차선도로와 섬진강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19번국도를 맞바꿀 수는 없다. 제발 섬진강 좀 그대로 놔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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