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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 거창국제연극제 포기… ‘거창페스티벌’ 대체

3억 아끼려고 30년 연극제 무산
주도권 다투면서 갈등해결 못해
거창군의회 부정적 인식도 한 몫

거창군·집행위 법원에 이의신청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

'목화레퍼토리컴퍼니' 김유정의 '봄봄'. <자료사진>

결국 거창군이 30년 역사를 가진 거창국제연극제를 포기했다. 상표권 문제를 둘러싼 집행위 측과의 갈등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서, 대안으로 연극제 기간 ‘거창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2016년부터 겪은 파행이 5년째 이어지는 것이다.

거창군과 집행위 측은 지난 4월 △상표권 이전에 대한 보상금 8억원 △군수 현 임기동안 집행위원장·예술감독 임기보장 △거창겨울연극제 등 삭감된 6개 사업 연극제 예산 원상회복(연 1억5000만원~2억원) △거창문화재단 문화사업2단 수승내 축제극장 사무실 배치요구 4가지 안에 합의했지만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좌절됐다.

군의회는 1일 의장실에서 11명이 모여 다수 의견으로 상표권 이전에 대한 보상금 8억원 이외 나머지 3가지 요구사항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라면 군의회가 합의한 보상금 8억원에 추가로 3억원을 더해 31회 거창국제연극제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 수도 있다. 속사정이야 있겠지만 표면적으로는 3억원을 아끼려고 올해 연극제를 포기한 것이 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원은 지난달 24일 거창군이 당초 평가한 감정가액인 11억261만원을 지급하라고 최종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거창군과 집행위원회 모두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정식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양측의 화합과 봉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다.

거창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2020거창페스티벌’은 7월31일부터 8월8일까지 9일간 수승대 일원에서 개최된다. 주요행사로는 종합예술공연과 부대행사로 물과 빛을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축제극장에서는 뮤지컬, 대중음악, 넌버벌 퍼포먼스 등 메인공연을 진행한다. 돌담극장에서는 선호도 높은 가족단위 공연을 추진해 어린이 및 가족단위 관람들에게 방문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수변무대에서는 물놀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버스킹과 디제이(DJ)와 함께하는 워터밤 등 프로그램으로 특별한 시간을 준비하고, 구연서원과 청송당에서는 소규모 연극·국악·재즈 등 자연경관과 어울릴 수 있는 공연으로 구성된다.

이밖에 애우시식 판매관, 푸두트럭, 플리마켓 등의 시설이 갖춰져 방문객들의 먹는 즐거움도 함께 누릴 수 있게 했다.

하지만 2017년 거창군·거창문화재단이 ‘거창썸머페스티벌’로, 집행위가 ‘거창국제연극제’로 같은 시기에 각각 다른 장소에서 ‘반쪽짜리’ 행사로 열리며 최악의 연극제라는 오명을 남긴지 3년 만에 거창군·거창문화재단이 다시 독자적으로 연극제를 개최하면서 예전 상황이 재연될지 우려도 낳고 있다.

게다가 거창문화재단에서 기획한 프로그램도 독창적인 것보다는 거창국제연극제 프로그램과 비슷해 보이면서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 버리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연극제를 주관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맡기면 되지, 구태여 앞장서 거창페스티벌을 주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군이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연극제를 개최하는 것은 거창국제연극제 주관을 집행위 측에 넘겨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여기에 집행위에 대한 군의회에 부정적인 인식도 한 몫 하면서 30년 거창국제연극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것.

거창에서 20년 넘게 언론에 종사한 A씨는 “거창국제연극제의 예산과 집행은 거창군에서 맡고, 운영은 집행위원회에 하도록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관에서 연극제에 손을 대는 순간 정체성은 사라진다. 연극은 연극인의 손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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