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띄우는 생명평화선언문

모성(母性)의 땅 지리산에서 꿈꾸는 생명평화 세상

오늘 우리는 지리산에서 꿈을 꾸고자 합니다. 지리산만이 꾸는 꿈이 아닙니다. 또한 우리들만이 꾸는 꿈이 아닙니다. 우리들과 지리산이 함께 꿈을 꾸려고 합니다. 지리산이 있기에 가능한 꿈이며 우리들이 동참하기에 가능한 꿈입니다. 이 자리에서 환경운동의 10년을 되돌이켜 봅니다. 2003년 환경활동가 워크샾은 지나간 10년과 새로운 10년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되돌아 본 지난 10년의 세월이 앞으로 다가올 10년의 세월을 열어줄 것입니다.

지리산은 전쟁의 아픔을 통해 인간과 인간간의 평화를 가르칩니다. 지리산은 개발의 현대사를 통해 인간과 자연간의 화해를 가르칩니다. 지리산은 우리들에게 있어 어머니입니다. 지리산을 통해 21세기의 환경활동가들은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개인의 이기적 욕망에 입각한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현실문제가 답답할지라도 우리들에겐 어떤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경험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인류 역사 속에서 주체들의 성찰은 엄중한 현실을 바꾸는 첫걸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생명평화의 세계관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빛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서는 환경활동가들이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현실적 과제들이 있습니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는 활동, 전국의 강을 살리기 위한 활동, 생태적 길을 찾기 위한 활동, 녹색의 경제체제와 지역사회의 자치와 자립을 위한 활동, 국립공원을 지키고 보전하는 활동, 농업문제와 환경문제를 연결하기 위한 활동, 핵폐기물반대운동 등 수 많은 과제들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들은 성찰과 반성 속에서 생명평화의 원칙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생명평화의 관점으로 사회적, 역사적 소임을 풀어가고자 합니다. 생명평화의 세계관이 세상의 빛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어둠은 밝은 빛을 피워내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선언하는 한반도 생명평화 - 한반도는 생태적 공동체임을 선언함
오늘 지리산에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깊고 깊은 골짜기에서 바라보는 하늘이 서럽습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이 땅의 현실은 전쟁과 폭력의 위협에 놓여 있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주변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한반도의 뭇생명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지리산의 꿈과 지리산의 눈으로 바라보는 한반도는 생명평화의 공간입니다. 한반도의 남과북은 형제입니다. 한반도와 이웃한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는 상생을 추구해야할 공동운명체입니다. 우리 모두는 생명평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반도가 생명평화의 터전임을 선언합니다. 한반도의 운명은 주인인 겨레의 손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마땅합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전쟁위기와 생명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온 겨레가 벗어날 수 있도록 남북의 정치지도자와 각계 지도자 분들의 엄중한 결단을 촉구합니다.

지리산은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의 눈으로 본 한반도는 그 자체가 생태적 공동체입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남남갈등과 남북갈등은 이와 같은 원칙에 입각하여 화해 극복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리산에서 결의합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성찰과 다짐은 중요한 사회적 힘입니다. 지리산에서 진행된 우리의 성찰과 다짐이 한반도를 생태적 공동체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생명평화의 실천이 이곳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