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호 거창부군수 발상 전환
옛 청사 활용 행정사료관 변신

함양 남강천 수문 개폐식 설치
하천 생태계 복원에 관심 증대

공무원의 참신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예산도 절감하고 지역의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게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 1955년 신축되어 1990년까지 북상면사무소로 사용한 옛 북상면 청사를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철거하려고 했으나, 1층 목조 기와형으로 건립된 건물이 지닌 가치를 알아본 최영호 거창부군수가 이를 막으면서 근대행정사료관으로 재탄생시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북상면 옛 청사는 일부 리모델링을 거쳐 주민 건강증진실·체력단련실로 이용하고 있지만, 북상면 커뮤니티 센터 조성사업에 건강증진실이 포함되어 향후 계획이 불투명하면서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철거요청이 쇄도했다.

하지만 최 부군수는 건물의 모양이 독특하고 66년 전에 지어진 청사를 최근에는 찾기가 어려운 점 등에 착안해 이를 복원하자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부에 지역현안 사업으로 건의해 국비 2억원, 도비 2억원 등 사업비 10억원을 확보하여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최 부군수는 거창 마리·위천·북상면은 산세가 수려하고 계곡이 아름다운 관광지의 이점을 살려 시대별 행정의 변천과정이 담긴 근대행정사료관으로 탈바꿈시키면 향후 신규 공무원들의 연수도 유치할 수 있고, 학생들의 근대행정 학습장으로 활용하여 관광객 유치 등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지난 1955년 신축되어 1990년까지 거창군 북상면사무소를 활용한 옛 청사.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이를 철거하려고 했으나 1층 목조 기와형으로 건립된 건물이 지닌 가치를 알아본 최영호 거창부군수가 전국에서 유일한 근대행정사료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실제 현재 추진 중인 별도의 건물로 구성된 근대행정사료관은 전국에서 거창군이 유일하다. 거창군은 행정사료관 건립에 필수적인 전시물품인 행정자료를 오는 12월까지 기증형태로 수집하고 있다. 수집항목은 근현대 행정 전반에 걸쳐 변천과정이 담긴 다양한 시청각 자료와 문서를 포함해 타자기, 주판, 카메라, 영사기 등의 행정기자재로 기증자명도 함께 전시된다.

최영호 거창부군수는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 것 보다는 옛 북상면사무소 청사를 복원해 당시 건물도 보존하고, 거창군의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하여 젊은 세대들과 행정 역사를 공유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옛 청사를 복원하여 운영하게 될 근대행정사료관은 전국에서 거창군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행정사료관 조성사업은 정밀안전진단 실시 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설계 및 복원공사를 통해 내년 상반기 개관 예정이다.

함양군 지곡면 도촌리 남강천에 설치된 보를 제거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정호영(오른쪽) 공배마을새마을지도자와 김덕윤 천왕봉공업사 대표. 사진 앞이 기존에 설치된 수문이고, 뒤에 보이는 것이 이번에 개폐식으로 새로 설치한 수문이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함양군에서도 면사무소 6급 담당주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곡면사무소 백재현 산업경제계장은 농업용수가 필요할 때 퍼 올리기 위해 막아 놓았던 기존의 보(洑) 대신 개폐식 보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기존에 하천 중간에 설치됐던 보는 수직으로 설치되어 수년째 그 자리에 방치되면서 자갈과 모래가 가득 쌓여 보로써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됐다. 보가 기능을 못하다보니 모래와 자갈 덩어리가 하천을 차지했고, 토사로 인해 바위틈이 메워지면서 물고기와 다슬기도 사라졌다. 또 이들을 먹이로 삼던 가마우지, 왜가리 등 철새마저 사라지고 수풀이 생기면서 생태계가 파괴됐다.

이에 따라 퇴적물이 수문을 막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개폐식으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주민들과 함께 내놨다. 물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모래와 자갈 덩어리도 흘러 하천이 원상복구될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홍수 때에는 수문을 개방할 계획이다. 특히 준설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으로 예산절감은 물론 수질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번에 함양군 지곡면 도촌리 남강천에 설치된 수문은 두께 1.2㎝, 높이 50㎝, 넓이 1m로 만들었다. 사업비 250만원으로 함양군이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하는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환경생태계가 크게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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