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도 없는 상태에서 개교 서두르다 설립인가 보류
대학 설립 연구용역비 5억원도 ‘도덕적 해이’에 빠져

[서경신문=기사제공] 거창군이 전액 출연하여 설립하고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운영하는 한국승강기대학이 총장도 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교준비를 서두르다, 이로 인해 설립인가가 늦어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학설립의 기준은 가장 먼저 총장이 선임되고, 이어 교수들을 채용하면서 교지 마련 등 기본적인 시설과 후속 절차가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한국승강기대학은 총장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개교를 준비하다 이 같은 비난을 자초했다. 또 용역 회사에 학교법인과 대학설립 인가를 준비하라고 용역을 주었는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해 제대로 용역이 되었는지에 대한 문제도 드러났다.

중앙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16일 “총장이 있어야 대학설립의 기준이 되어서 교수도 채용하고, 준비할 것 아니냐. 기본적인 ABC도 안 돼 있는데 어떻게 대학설립이 가능하겠느냐”면서 반문하고,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총장선임의 절차를 밟아라. 그러면 설립인가를 내 주겠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국승강기대학은 중앙일간지 한 곳과 지역신문에 ‘한국승강기대학 총장 모집 공고’를 내는 등 뒤늦게 대학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부산을 떨고 있다. 총장 모집공고 마감은 19일까지다. 당초 한국승강기대학은 6월 중순까지는 설립 인가를 받는다고 장담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국승강기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사용한 연구용역비 5억 원도 도마에 올랐다. 법인 설립 및 대학설립인가를 받기 위해 ‘당면현안사업 관련용역비’로 총 5억 원을 편성해 3억 원이 지출되었지만 기본 용역안만 나온 상태로 최종 용역 안은 6월 말까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총 용역비는 5억 원이었지만 군 의회에서 3억 원만 승인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자부담으로 2억 원을 보태 총 5억 원으로 (주)이즈 앤 컴퍼니 용역회사에 의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거창군은 대학설립에 따른 용역비 3억 원을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준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학 운영의 주체로 객관적인 판단을 받아야 할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용역을 도맡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사정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총장도 뽑지 않고, 대학 설립을 서두르다 인가가 늦어지는 것은 코미디 그 자체라며 거창군에서 법인출자금으로 71억 원, 올해 추경에 4억 원 등 총 75억 원을 출연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거창승강기대학으로 알고 있었는데 언제 한국승강기대학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며 질책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객관적인 판단과 심사를 받아야 할 집단인데 오히려 이곳에 용역을 의뢰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로 군민에게 힘이 빠지게 하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한국승강기대학은 5개 학과에 입학 정원 220명으로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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