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보수·진보 초박빙 혈투
대통령 직선제개헌 후 최소 격차
“오직 국민의 뜻 따르겠다” 약속

3월 9일 치뤄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투표수 24만7077표 격차로 이긴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이준석 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및 지도부와 당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와 진보가 결집하면서 헌정사상 초박빙 혈투가 벌어졌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100% 기준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639만4815표(48.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1614만7738표(47.83%)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표차는 24만7077표. 득표율 차는 0.73%포인트에 불과하다.

이번 대선은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소 격차다.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적은 표차로 당락이 갈린 것은 1997년 제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당선)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차이는 39만557표(1.53%)였다.

이는 대선이 유력한 제3후보가 없는 가운데 사실상 보수와 진보의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면서 진영결집이 극대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 여론 결집을 시도했고, 정권교체 구도에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도 막판 외연 확장과 정치개혁 어젠다를 내세워 지지층을 최대로 끌어 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궤멸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으로선 이번 대선으로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이로써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로 보수와 민주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던 ‘10년 주기론’도 깨졌다.

윤 당선인 본인으로서는 ‘장외 0선’ 출신으로서 처음으로 대권을 거머쥐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해 6월 29일 정권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정치참여를 공식화하며 대선도전을 선언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다.

앞선 13∼19대 전·현직 대통령들이 국회의원직을 최소 1차례 이상 경험했고, 대부분 당대표까지 역임하며 여의도 정치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의회정치 경력이 전무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이날 윤 당선인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 사퇴 이후 지금까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치 초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약속은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저는 이러한 국민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시부터 당선인과 당선인 배우자, 직계 존·비속에 대한 경호 업무가 기존 경찰청에서 청와대 경호처로 이관되며, 국가원수급에 준해 이뤄진다.

당선인은 경호처 소속 근접 경호 요원으로부터 24시간 밀착 경호를 받게 되며, 폭발물 검측 요원·의료지원 요원·음식물 검식 요원 등도 지원될 예정이다. 경호처가 직접 경호를 수행·지휘하고 경찰이 경비를 지원하는 형식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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