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인사 들른 부군수 문전박대
국장에게 ‘밤길’ 운운하며 위협
1월 인사 불만에 행사 보이코트
 

함양군청 행정국장이 실명으로 함양군의회 의장의 인사개입에 대한 문제점을 함양군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올리면서 지역사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 함양군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캡쳐>

함양군청 4급 공무원이 함양군의회 의장의 ‘인사개입’을 실명으로 직격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성진 함양군 행정국장은 14일 함양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 ‘함양군민에게 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최근 함양군민을 대표한다는 함양군의회의 수장인 박용운 의장님의 횡포와 협박으로 인해 신변의 안전이 심히 우려되어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과 발이 떨리는 현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김 국장은 “지난 7월 3일자 보건소장과 5일자 부군수 인사발령이 있어 5일 군청 3명의 국장과 함께 새로 부임한 부군수님을 모시고 함양군의회에 의장님과 의원님들께 부임인사를 갔었는데 박용운 의장님은 출근하지 않아 다른 의원님께만 부임인사를 드리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다음날인 6일 오전 10시 40분경 의장님의 출근을 확인하고 행정국장인 제가 새로 부임한 부군수님을 모시고 의장실에 찾아 부임인사를 갔지만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어 의장실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며 “조금 지나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 따라 나가니 의회청사 앞 차에 의장님이 타고 계시어 제가 ‘의장님’ 부군수님 부임인사 왔는데, 인사를 받아주셔야지 너무 하시는 거 아니냐고 항의를 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오후 1시 40분경 의회청사 2층을 지나다 의장님께서 화장실에서 나오시는 것을 보고 다가가가서 ‘오전에 목소리 높여 죄송합니다’라고 하니 의장님께서 제게 대뜸 ‘밤길’이라는 말씀을 하시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밤길’이라뇨 하고 되물으니 당신하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의장실로 들어갔다”고 했다.

김 국장은 “군민을 대표하는 함양군의회의 수장인 박용운 의장님께서 ‘밤길’이라고 운운하시니 마치 조직폭력배의 수장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저는 매우 불안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껴 사설경호원이라도 고용해야 일상생활이 될 것 같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임인사차 방문하는 부군수가 군의회 의장에게 차갑고 매몰차게 문전박대 당하고, 행정국장이 군의회 의장으로부터 신변의 위협과 함께 씻을 수 없는 모멸감을 느끼기까지 하는데 함양군청에 근무하는 600여 공무원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부당한 처사를 당하고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인사개입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그는 “박용운 의장님은 공무원의 신변을 불안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분통이 터지는 일은 지난 1월 1일자 상반기 공무원 정기인사에 관여하여 행사에 보이코트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번 7월 1일자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행정국장이 군청 인사발표 전에 의장님께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군수 부임인사를 거부했다”고 적었다.

김 국장은 “박용운 의장님께서는 어떠한 법규와 규정에 의하여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집행부인 함양군수의 예산 승인, 조례 제정, 공유재산관리계획 등의 동의권한이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어느 법규에도 공무원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군의원은 집행부 공무원의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계속 공무원 인사권에 개입하고자 한다면 군의회 의장이라는 직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

김 국장은 “군의회 집행부 공무원은 법률로 부여받은 일정한 범위의 권한만 있는 것이지 군의회의 수장으로서 권능을 이용하여 공무원에게 협박하거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는 행위는 위법”이라며 “함양군민께서 오로지 함양군의 발전과 군민 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함양군청의 600여 공무원을 부디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매듭지었다.

한편 이 글에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32건의 댓글과 ‘국장님 파이팅’이라는 답변에도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18건의 댓글이 달리며 함양군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별취재팀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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