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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의회 ‘태양광 도시’ 만드나… 조례 통과되면 ‘혼란’

군의회가 앞장서 이격거리 완화
800·500m를 100·200m로 변경
수정안은 도로·주거지 300·300m
이마저도 50%완화 규정 두려 해

10개월간 283건 사업허가 신청
시민단체와 농민들은 반대 나서
‘태양광업체와 유착의혹’도 제시

필지 50m 이내는 같은 허가권
조항 없으면 쪼개기로 빠져 나가

함양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20일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를 도로는 현행 800m에서 100m로, 주거지는 500m에서 200m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의결하려 했으나,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강하게 막아서면서 보류됐다. 함양군의회는 도로와 주거지를 모두 300m로 변경하고, 5년 이상 거주할 때는 거리규제를 50% 완화(150m)하는 방안으로 편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군의회가 단서조항으로 ‘태양광을 신청한 필지 지적경계선 50m 이내는 같은 허가권으로 봐야 한다’는 조건을 달지 않을 경우 태양광업자들은 규제 내용을 모두 빠져 나갈 수 있다. 예외조항이 독소조항이 되는 셈이다. <사진: 함양농민회>

함양군의회가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를 도로는 현행 800m에서 100m로, 주거지는 500m에서 200m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상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농민단체는 함양군의회 임시회가 열린 20일 산업건설위원회(양인호·배우진·권대근·김윤택) 회의장을 봉쇄하며 “조례안을 폐기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인호 산업건설위원장과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윤택 의원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주민들과 함양군농민회는 완강하게 막아섰다.

이로 인해 산업건설위원회는 20일 임시회 전체회의에서 기존 이격거리를 축소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의결하려 했으나, 태양광 이격거리 완화 관련 조례안을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보류하기로 했다. 현재 군의회는 내달 3일 수정가결을 앞두고 있다.

게다가 함양군은 도로에서 800m, 거주지에서 500m에 따른 이격거리 부적합 신청 건수가 △함양읍 10건 △유림면 5건 △수동면 24건 △안의면 13건 △서하면 16건 △서상면 3건 △백전면 11건으로 총 82건(2만3515㎾)에 이른다.

조례가 완화될 경우 10월말까지 전체 신청 283건 중에서 태양광 허가증이 발급된 212건을 포함해 300건이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촌경관과 정주환경을 파괴하는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러한 불상사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함양군의회가 조례안을 수정가결해 통과시킬 경우 군민들로부터 무차별적인 비난과 함께 태양광 업체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노기환 함양군농민회 회장은 “여러 자료를 모아 11월 3일 함양군의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 개정 조례안이 가결되기 전에 고발장을 접수할 생각”이라며 “의혹이 있으면 경찰 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면 된다”고 분개했다.

태양광으로 몸살 앓는 함양군

서부경남신문이 확보한 함양군 전기사업허가증 발전시설 현황에 따르면 지금까지 함양군 태양광 발전허가증 신청건수는 1054건, 20만4213㎾에 이른다. 경남도는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권이 1000㎾ 이하는 각 시군에서 관할하고, 1000~3000㎾는 도청에서 허가를 받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70건(6만6314㎾)은 경남도에 신청했고, 984건(13만7899㎾)은 함양군에 신청했다. 이 가운데 경남도 19건(8720㎾), 함양군 511건(6만2293㎾)으로 총 530건(7만1013㎾)이 사업개시 허가를 받았다.

현재 사업진행 중인 태양광은 263건(도 5건, 군 258건)이고, 사업이 취소된 경우도 261건(도 46건, 군 215건)에 달했다.

사업이 설치된 전체 530건의 태양광의 대상별 현황을 보면 토지 251건, 창고 55건, 버섯재배사 등 62건, 축사 120건, 건물 21건, 공장 19건, 소수력 1건으로 나타났다.

3년간 연도별 허가 발급현황을 보면 2021년 109건, 2022년 122건이었다가 2023년 10월 26일까지 212건(신청 283건)이 전기사업허가를 받으며 폭증했다. 현재 미처리 건수도 71건이라 태양광 허가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도로에서 800m, 거주지에서 500m 이격거리에 따른 부적합 신청도 82건에 이르다보니 군의회가 앞장서서 조례안을 수정가결할 경우 함양군은 ‘태양광 도시’ 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쪼개기 수법, 모두 한 필지로 봐야

함양군의회는 20일 김윤택 군의원이 대표 발의한 태양광 발전시설 이격거리를 도로는 800m에서 100m로, 주거는 500m에서 200m로 완화시키는 ‘함양군 군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수정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함양시민단체협의회와 주민들로부터 항의가 거세짐에 따라 일단 보류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 회기 내인 11월 3일 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함양군의회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태양광 발전시설의 이격거리를 도로와 주거지에 모두 300m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5년 이상 함양군에 거주할 때는 거리규제를 50% 완화(150m) 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서조항은 맹점으로 인해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를 군에서 받기 위해 1000㎾ 이하로, 또 지번은 100㎾ 이하로 땅을 쪼개서 편법으로 신청할 경우 현행 법령에는 이를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거창군도 신원면 예동마을 1012-12번지 외 7필지 7만1429㎡(2만1600평) 부지에 44명이 57건, 5700㎾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신청했지만, 이들 역시 99.9㎾ 규모로 쪼개기 수법을 사용하면서 현행 법령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함양군의회가 단서조항으로 ‘태양광을 신청한 필지 지적경계선 50m 이내는 같은 허가권으로 봐야 한다’는 조건을 달지 않을 경우 태양광업자들은 규제 내용을 모두 빠져 나갈 수 있다. 예외조항이 독소조항이 되는 셈이다.

거창군도 이를 방지하고자 조례에 ‘발전용량은 연접한 부지 30미터 이내에 태양광발전시설 발전허가를 받고 시행계획이거나, 개발행위준공 1년 이내 또는 시행중인 발전시설을 합산한 용량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최대한 방어를 하고 있지만, 교묘하게 법망을 뚫고 있는 실정이다.

수정가결 통과되면 어떻게 되나

함양군은 군의회가 내 놓은 조례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군은 “함양변전소 시설들이 태양광 생산전력의 물리적 수용가능성 및 주민들의 정주여건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주요 도로에서 300m, 주거밀집지역에서 500m로 변경”을 담은 의견서를 군의회에 제출했다.

실제 함양변전소의 접속 기준용량은 130㎿이고, 접속용량은 80㎿으로 태양광이 계속 들어설 경우 여유용량 50㎿ 수용도 힘들어진다. 변압기 용량초과로 현재 함양군 9개 배전선로에 대한 여유용량은 34.7㎿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또한 함양군의 산지비율은 76.3%로 전국(63.8%), 경상남도(65.9%) 평균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라 태양광으로 인한 산지의 무분별한 개발이 계속될 경우 산사태 등 자연발생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군의회가 함양군이 제시한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독자 안으로 수정가결해 조례안이 통과되면 함양군은 20일 이내 공포해야 한다.

함양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지방지치법 시행령 제69조에 따라 조례안의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 재의요구서가 도착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재의에 부쳐야 한다. 이 경우 폐회 중이거나 휴회 중인 기간은 날짜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군의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앞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조례안은 조례로서 확정된다. 집행부는 법령에 위배된다면 마지막으로 대법원에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할 수 있지만 만만찮은 일이다.

게다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 요구도 지방의회의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배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될 경우라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함양군의회가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농민들이 결사적으로 항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 조례안을 군의 권고와 주민들의 요구대로 하지 않고, 독자적인 안으로 채택해 수정가결할 경우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수동면 도북마을 주민 30명은 26일 함양군청 앞에서 태양광 이격거리 반대집회를 열며 “만약 조례안이 통과되면, 올해 8회째인 사과축제를 끝으로 더 이상 사과축제를 하지 않겠다”면서 “농민들의 농지가 함양군민이 아닌 외부 태양광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함양군의회는 사과축제 대신 태양광축제를 만들어서 하라”고 비꼬았다.

이영철 기자  achimsto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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