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 농가 1800마리 주사 분량
백신 항원 없이 희석액만 전달
11개 농가 소 900마리는 접종
수의사 3명 긴급투입 접종 완료

경남도는 소 럼피스킨병의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백신접종을 8일까지 마칠 계획인 가운데 거창에서 27개 전업농가 1800마리 주사 분량에 백신 항원이 빠진 희석액만 전달되어 이중 11개 농가 소 900마리에게 접종을 완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경남도>

소 바이러스성 감염병인 럼피스킨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거창군에서 소 수백마리에 백신 항원이 빠진 희석액만 접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거창군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럼피스킨병(LSD) 백신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27개 전업농가에 전달된 1800여마리 주사 분량이 백신과 희석액을 섞어 접종해야 하는데 백신 없이 희석액만 전달됐다.

백신은 큰 병에는 정제된 물인 희석액이, 작은 병에는 가루로 된 항원인 백신이 들어 있어 이를 잘 섞은 뒤 접종해야 하는데 희석액만 전달된 것이다.

이 사이에 백신을 전달받은 27개 전업농가 1800여마리 주사 분량 중 11개 농가는 사육하던 소 900마리에게 접종을 완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거창군의 소 전업농가는 32개 가구로 총 4083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2일 백신을 읍면에 배부하는 과정에서 백신이 희석액보다 73병이 많은 것을 인지한 후 누락사실이 알려졌고, 거창군은 백신 누락사실을 4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농림식품부도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후, 5일 수의사 3명을 긴급투입해 백신을 접종했다. 경남도는 소 럼피스킨병의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백신접종을 당초 계획보다 2일 앞당겨 11월 8일까지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 유사사례는 없었다. 만약 사례가 있다면 즉시 재접종, 추가 공급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접종에 누락되는 농가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럼피스킨병 백신은 피하접종용으로 전문인력을 통한 정확한 접종이 요구되며, 백신접종이 완료되더라도 충분한 방어력 확보까지 3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신속한 백신접종이 요구된다.

한편 경남도의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대상은 1만580농가의 소 35만6000두 가량이다. 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국내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는 모두 78건이고, 경남에서는 지난달 30일 창원시 의창구 소재 한우농장에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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