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명 역대 의원 최다발의에도
국회서 이견에 발목 잡혀 ‘황당’

지난 4월 전북 남원 지리산휴게소에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달빛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법 공동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강기정 광주시장, 정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사진: 광주광역시>

261명이 헌정사상 최다 의원 공동발의라는 기록을 세운 ‘달빛고속철도법’의 연내제정이 무산됐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 심사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발의한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상정해 논의했지만 의원 간에 의견차로 인해 심사가 보류됐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철도를 복선으로 건설하는 부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특히 이 사업과 관련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도 반대도 잇따랐다.

심사에 오르기 전부터 ‘고속철도’라는 명칭,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단선·복선 유형 등이 주요 쟁점으로 주목받았다. 일반철도로 건설하면 대구~광주가 86분, 고속철도로 만들면 83분 정도 걸리기에 대구와 광주시는 고속철도 대신 일반철도로 변경하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의했다.

하지만 빠른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필요하고, 자칫 단선으로 건설했다가 추후 수요가 많아 복선으로 변경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복선 건설도 포기할 수 없는 내용이라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이 2가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복선 건설도 단선보다 예산이 2조6000억원이 더 들어 정부 측으로부터 문제로 지적받았다.

이날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 의원 10명 가운데 일부가 경제성이 떨어진다거나 공청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0명의 의원 모두 법안 발의에 참여했는데, 정작 심사 때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다른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대의견을 낸 의원들을 비판했다. 홍 시장은 “자기가 법안 발의해 놓고 반대하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국회의원도 있다. 법안 내용을 알고 법안 발의하고 반대했다면 그런 이중인격자는 국회의원을 더 이상 해선 안 되고, 법안 내용도 모르고 발의했다면 그런 사람은 동네 의원도 시켜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토위 교통소위 전원이 발의해 놓고 일부 반대하거나 회의에 불참해 어이가 없다. 다음부터 그런 처신은 하지 말기 부탁한다. 국회의원의 자질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여아 261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한 만큼 법안 소위는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전망을 빗겨나가서다. 광주시는 “당연히 통과해야 할 상황인데 임의대로 심사를 안 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나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계속해서 달빛고속철도 특별법안 추진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편 달빛고속철도는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철도로, 대구·광주의 순우리말 명칭인 ‘달구벌’과 ‘빛고을’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총길이 198.8㎞로 광주 송정역을 출발해 광주역~전남(담양)~전북(순창·남원·장수)~경남(함양·거창·합천)~경북(고령)을 거쳐 서대구역까지 6개 시·도 10개 시·군·구를 지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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