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를 일반철도로 대체
복선화 내세웠던 문구도 포기

'달빛철도' 노선도. <그래픽: 서부경남신문>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여야 261명이 공동발의한 ‘달빛고속철도법’이 의원 간에 의견차로 인해 심사가 보류됐다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국토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달빛철도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특별법에는 철도 건설 절차, 국가의 행정 및 재정적 지원, 예타 면제 등을 통해 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하는 근거가 담겼다. ‘달빛고속철도’로 표기됐던 사업명은 대구시와 광주시가 고속철도를 고집하지 않기로 하면서 ‘달빛철도’로 변경됐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고속철도를 일반철도로 대체하고, 법안에서 ‘복선화’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일반철도·단선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당초 특별법안에서 예상됐던 사업비(2022년 기준 최소 11조2999억원)보다는 절반 가량으로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복선 건설은 단선보다 예산이 2조6000억원이 더 들어 정부 측으로부터 문제로 지적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기획재정부는 국가 재정 악영향을 고려해 예타 면제가 아닌 ‘신속 예타’를 제안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지방소멸을 대응하면서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신속 예타가 아니라, 예타를 면제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신속 예타’는 시급성이 인정되는 사업에 대해 예타 기간을 최장 2년에서 6~9개월로 단축시키는 제도다. 달빛내륙철도의 경우 기간이 단축되더라도 예타 과정에서 수익성이 떨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됐다.

달빛철도 특별법안은 27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28일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다만 예타 면제 조항을 두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의 반대가 커서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일수도 있다.

달빛고속철도는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철도로, 대구·광주의 순우리말 명칭인 ‘달구벌’과 ‘빛고을’ 첫 글자를 따서 이름을 지었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총길이 198.8㎞로 광주 송정역을 출발해 광주역~전남(담양)~전북(순창·남원·장수)~경남(함양·거창·합천)~경북(고령)을 거쳐 서대구역까지 6개 시·도 10개 시·군·구를 경유하는 영호남 대형국책사업이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