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2 지방선거를 10개월 앞두고 한나라당 산청․함양․거창 기초단체장 선거 공천 윤곽이 나왔다.

2일 한나라당 신성범 의원은 “군민들과 당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는 체제에서 공천을 결정짓겠다”며 “산청, 함양, 거창군수 선거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경선)을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한나라당 함양군 당원대회가 열린 이날 <서부경남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나라당 대의원과 군민 여론조사를 포함하는 등 당원과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에서 공천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이런 의지는 내년 지방선거 군수 공천의 기준을 한나라당 당원만 아니라 일반 군민들도 실제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 앞으로 일반 유권자들로부터도 당원대회 열기와 같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2일 열린 한나라당 함양군 당원대회에 신성범 의원이 부인 나애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한나라당 정강·정책 전문 및 강령'을 보고 있다. ⓒ서부경남신문

▲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함양 군수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자들. 사진 왼쪽부터 배종원 전반기 군의회의장, 이철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국장, 노경상 한국축산경제연구원장, 박종환 전 경찰서장. 서춘수 경남도 농수산국장은 부인이 대신 참석했다. ⓒ서부경남신문

경선 기준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한나라당 관계자는 “경선은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공천심사위원회와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공천기준은 △당선가능성 △지역발전 비전 △당 공헌도 △유권자 신뢰도 △도덕성 등 이렇게 다섯 가지 기준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함양은 당선가능성을 최대한 우위에 세울 것으로 점쳐지며, 거창과 산청은 지역발전 비전과 유권자 신뢰도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는 최소 2차례 이상 실시하되 △일반당원 표본조사 △당원 여론조사 △군민 여론조사를 모두 포함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첨심사위원회와 절충을 가져야 할 것이지만, 신 의원이 ‘완전 경선’을 원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던지 한나라당 공천에 일반 군민들의 참가는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완전 경선으로 가느냐? 여론 조사와 공천심사위원회의 면접을 합할 것이냐?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압축한 3배수 후보자만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이냐? 인데 신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을 유보한 채 계속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 후보는 언제쯤 결정되나

한나라당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010년 4월쯤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후보자 선출이 너무 늦어지기 때문에 이보다는 다소 빨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내년 설이 지나고 2월쯤 후보자를 확정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유력한 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함양은 단체장이 한나라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거창․산청과는 달리 후보자를 조기에 확정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신 의원 측은 당초에는 산청․함양․거창 세 곳 모두 동일한 잣대로 적용해 경선을 원칙으로 후보자를 결정짓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 함양은 거창․산청과는 다른 처지이기 때문에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만약 경선 시나리오가 함양과 거창․산청이 별도로 진행다면 함양은 ‘완전 경선’이 유력한 안이 될 것 같고, 거창․산청은 ‘당기여도＋당원선호도＋군민여론조사’를 합한 ‘부분 경선’으로 흘러갈 공산이 큰 상태다.

이렇게 되면 함양은 내년 2월 중순에 산청과 거창은 늦어도 4월이 되어서야 후보자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함양과 거창․산청은 공천 방식 다를 수 있어

이날 한나라당 함양군 당원대회 열기에서 드러났듯 함양의 공천 원칙은 무조건 천사령 현 함양군수를 이길 후보자를 내 세우는 것은 쉽게 예측된다.

그러나 후보자 기준의 선택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함양은 아예 완전 경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입장이다. 함양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는 5명의 후보가 있지만 아직은 누구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 상태다.

한나라당은 천사령 현 함양군수가 3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경선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창과 산청은 함양과 달리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측에서도 거창과 산청은 당 소속 공천을 받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현직 군수에 맞서 도전자가 어떤 정책과 지역발전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직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리하지도 않다. 내년 6․2 지방선거가 임박해질수록 도전자들의 압박이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의 공천 후보자들은 중앙당과도 연줄이 닿아 있어 ‘긴장의 끈’은 오히려 함양보다 더 높아진 입장이다.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한나라당 공천 후보자들은 공천심사위원회 면접을 준비해야 하며, 추석을 앞두고 지역 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권자들과 접촉을 늘리는 등 다각도로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이영철 기자  leeyc@seob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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