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덕산댐 산청군주민위
여론조사 76.4%가 찬성 밝혀

환경단체, 남명선생 정신 훼손
“산청군은 반대 입장 밝혀야”

진주환경운동연합 등 31개 환경단체가 7일 산청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에 역행하는 지리산 덕산댐 건설 찬반 논란으로 주민공동체와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산청군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

지리산 덕산댐 건설 논란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1일 지리산덕산댐 추진 산청군주민위원회(공동대표 황인태)에 따르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의뢰해 덕산댐 수몰 지역인 시천면 삼장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76.4%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주민은 23.6%였다.

댐 건설로 대부분 지역이 수몰되는 산청군 시천면 사리, 운리 주민들은 78.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댐 건설에 대한 지역주민의 희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리산덕산댐 추진위원회는 “당초 댐 추진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비슷할 것이라는 게 지역주민들의 견해였으나 조사해 보니 4분의 3이라는 절대다수의 지역 주민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놀랐다”고 했다.

이들이 댐 건설을 찬성하는 이유는 경제적 보상이 37.6%, 관광자원 활성화 기대가 27.0%, 경제 활성화가 18.0% 등이었다. 반대 이유로는 고향을 지키기 위해서가 47.9%, 지리산 생태 파괴가 32.3%였으며, 실현 불가능할 것 같아서라는 응답도 9.4%가 됐다.

최세현 지리산초록걸음 대표가 환경단체의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진주환경운동연합>

이에 진주환경운동연합 등 31개 단체는 7일 산청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의 생태와 남명 정신 훼손하는 덕산댐 추진을 백지화하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환경단체들은 “2018년 9월 18일을 기억합니다. 환경부는 물관리 일원화 100일을 맞아 댐의 건설이 아닌 관리에 중점하는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향한 첫걸음’을 발표했다”며 “댐 정책의 패러다임을 건설에서 관리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리산 덕산댐 건설은 진양호를 식수원으로 하는 진주, 사천, 남해, 통영, 거제 등 경남도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지리산의 생태계 훼손 등 환경파괴 또한 엄청난 문제로 산천재, 덕천서원 수몰로 산청군이 자랑하는 남명 정신도 훼손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청군 시천면, 삼장면의 경제적 효과를 위한 단순한 셈법으로는 계산할 수 없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그럴싸한 이익만으로 우리가 함부로 파헤쳐도 되는 지리산과 문화재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단체들은 산청의 미래를 위해 덕산댐 건설의 타당성이 있을 거라고 한 산청군의회 정명순 의장의 발언을 규탄하며 발언 취소와 함께 산청군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산청군은 덕산댐 건설로 산천재와 덕천서원을 수장시킴으로써 지리산의 정신인 남명 조식 선생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덕산댐 건설 중단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덕산댐 찬반 논란으로 지역공동체 훼손을 조장하고 그 실체도 모호한 지리산덕산댐추진산청군주민위원회는 근거도 없는 주민 보상비 운운하며 지역민들을 호도하지 말고 그 배후를 명확히 밝힐 것과 함께 즉각 해체할 것”을 주장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지리산 수계의 부산 물 공급 관련, 환경부와 국토부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고 보 수문 개방 등 낙동강 수질 개선책에 역점을 두어 부산과 동부 경남 식수 공급 방안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편 부산시가 물 식수 정책공급을 위해 산청군 시천면과 삼장면 일원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 덕산댐은 높이 100m, 길이 150m, 유역면적 247.86㎢, 저수량 10억8000t에 달하는 규모다.

이은정 기자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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