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2년까지 승강기밸리사업에 1400억원 투입
6000명 인구유입 … 2000개 신규일자리 창출 기대
승강기연구개발센터(R&D) 국책사업 선정이 ‘시험대’

[서경신문=기사제공] 거창 승강기산업밸리 조성으로 ‘제2의 승강기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될 야심찬 밑그림이 그려졌다.

경남도와 거창군은 오는 2012년까지 남상면 월평리 일원 116만㎡(35만평) 부지에 총사업비 1400억원을 투입해 승강기안전성평가센터(LSAC), 한국승강기대학, 연구개발센터, 컨벤션 센터, 연수원 등 관련시설과 연구기관을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국내 승강기 산업이 세계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다시 내딛게 됐다. 국내에는 1910년 조선은행에 화폐 운반용으로 설치된 엘리베이터가 최초라, 한국승강기대학이 거창에 개교되는 2010년이면 승강기가 설치된 지 꼭 100주년을 맞는다.

이를 위해 거창군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손잡고 ‘2009 승강기 안전 워크숍’을 한국승강기대학(현 한국폴리텍 Ⅷ대학 거창캠퍼스)에서 개최했다.

1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개최된 이번 워크숍에는 이안 토드킬 아시아태평양 승강기협의회 의장과 가리반 유럽표준개발 의장, 비알리 국제표준화기구 승강기위원회 위원, 이강두 한국승강기대학 이사장, 김남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몽골, 키르키스스탄 승강기 담당공무원, 승강기 기업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승강기 안전에 대한 국제포럼이 개최되는 것을 비롯해 거창 승강기 산업밸리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일자리 창출, 승강기밸리의 비전 등의 시찰도 함께 이뤄졌다.

아울러 △국제승강기 엑스포 거창유치 △아시아태평양 승강기협의회 거창회의 상설화 추진 △국제표준화기구(ISO)총회 거창개최 등을 공식의제로 채택해 각국 대표들에게 전달했다.

2012년까지 단계별로 총사업비 1400억 원이 투입되는 거창승강기밸리는 크게 승강기산업단지, 승강기연구개발센터(R&D), 한국승강기대학, 승강기전문연수원, 승강기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김남덕 승관원 원장은 이날 “엑스포 등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유치되고, 승강기밸리가 계획대로 조성되면 한국은 세계 최대의 승강기 산업허브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라며 “신규일자리창출은 물론 융합기술을 접목한 저탄소녹색기술 확보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거창군은 승강기밸리 프로젝트를 통해 총 100여개 업체유치와 3000억원 이상의 산업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체유치로 2000명 이상 고용효과와 6000명의 인구유입 효과도 예상된다.

▲ 거창군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지난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승강기대학에서 '2009 승강기안전 워크숍'을 개최했다. ⓒ한국승강기대학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의 현주소=그동안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했고, 설치 증가율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로 강국이지만 국내 승강기 산업의 현주소는 싸늘하다. 대부분 산업자체가 외국계 기업 소유고, 연간 8000억 원대의 유지보수 시장은 대기업과 700여개에 이르는 중소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보수료 가격인하로 경쟁력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게다가 IMF 이후 입지를 굳힌 세계적 다국적 기업들인 오티스, 티센크루프동양, 미쓰비시 등이 연 2조원 규모의 국내 승강기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승강기회사인 동양엘리베이터가 2003년 독일계 티센크루프에 매각된데 이어, 오티스도 2005년 LG와 합작관계를 정리했다. 중앙엘리베이터도 스위스계 쉰들러사 인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국내 토종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지분의 상당수를 동종외국계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승강시 산업이 위기를 겪게 된 것은 지나치게 내수에만 의존해온 결과, 해외진출과 기술개발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승강기산업의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난, 자금난, 기술력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와 국제금융위기가 맞물리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거창 승강시산업밸리는 중소 승강기 기업에겐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인 것. 기술과 생산, 인력풀, 유통까지 하나로 묶는 집적화 시설이 조성되면 그동안 엄두도 못 냈던 제품개발과 영업범위를 중앙아시아 등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거창승강기산업밸리 35만평 부지에는 제조와 연구, 시험평가, 기술교류가 디자인된다.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개발 자금지원 및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기업지원 서비스센터도 지원된다.

여기에 승강기 기술력 확보를 위해 총사업비 208억 원을 들여 승강기 연구개발센터(R&D)를 건립한다. 이곳에는 승강기 부품 시험시설과 고가의 연구 장비, 시제품 제작 및 생산지원시설이 들어선다.

거창군의 정책적 지원도 파격적이다. 입주업체에 대한 용지지원과 공장부지 대부료 면제, 공유재산 지원, 기업체 직원전용 주택건립 지원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 '승강기안전성평가센터' 개소식이 지난 15일 거창소방서 119구조대에서 행정안전부, 거창군, 승강기밸리기업협의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 관계자 6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승강기대학

◇예상되는 난국은 무엇인가=문제는 예산마련 방안이다. 거창군의 최대 역점사업인 승강기산업밸리가 의회를 중심으로 지자체의 부담이 많다 보니 ‘퍼주기 산업’이라는 등 여론이 냉담하게 차가워지면서 비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거창군은 승강기산업에 대해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얼마만큼 지켜질지 주목된다.

먼저, 그 시험대가 거창승강기산업밸리 조성의 핵심이 될 승강기 연구개발센터(R&D)의 국책사업 선정여부다. 거창군이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승강기산업밸리 관련 사업은 정부의 국고보조 없이는 손 쓸 길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양동인 군수는 지난 8일 기획재정부 예산실, 노동환경 예산과, 국회 지식경제부 상임위 등을 잇달아 방문해 승강기산업밸리 조성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국책사업으로서의 반영을 요청했다. 이날에는 신성범 국회의원을 비롯해 경남도 남해안 기획관, 미래산업담당 사무관 등이 대거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국책사업 선정여부는 그렇게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장기계속사업은 사업당 예산을 30% 정도 축소 편성하고, 신규 사업은 타당성조사를 강화해 가급적 억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흐름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한국승강기대학의 설립 허가 인가 여부다. 한국 승강기 설치 역사 100주년이 되는 내년, 세계 최초로 특수대학인 한국승강기대학이 개교한다.

당초 승강기대학의 설립 허가는 6월 말까지 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학설립심사위원회의 보완 요청으로 빠르면 7월말까지 늦어도 오는 9월말까지는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승강기 밸리에 공급될 인력을 양성키 위해 설립되는 한국승강기대학은 2년제로 5개학과 220명의 학생을 배출할 예정이며, 졸업생 가운데 20%는 해외취업을 목표로 육성한다. 승강기 관계자는 “총장이나 교수진 등도 이미 확보가 끝났으며 이르면 7월 말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개교 준비를 마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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