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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남부내륙물류거점 포기할 수 없다

투자선도지구 선정에서 지정까지
1년여 정도 시간 밖에 남지 않아

쿠팡의 투자 철회는 쓰디쓴 아픔
군민들에게 상세한 설명 필요해

함양군과 쿠팡이 5월 10일 토지매매 계약을 해지한 등기부 등본. 7번 항에는 소유자가 쿠팡주식회사로 2022년 4월 18일 매매계약 일자가 적혀있다. <사진: 서부경남신문>

쿠팡 함양물류센터 무산에 대해 군민들의 실망감은 여전히 높다.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군민들이 받는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함양군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삼삼오오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쿠팡이 함양에 오면 취업하기 위해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증까지 따놓고 대비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정작 함양군수는 취임 이후 한 번도 쿠팡 본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진병영 군수가 직접 박완수 도지사를 만나 협력을 요청하고, 함양군 기업유치 특별지원 관련조례 개정 등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절차를 꾸준히 이행해왔다고 하지만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도지사뿐만 아니라 쿠팡 본사를 찾아 대표를 만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던 일일까. 군민들이 군수에게 아쉬워하며 절실함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이 대목이다.

함양군이 성급하게 일을 처리한 흔적은 또 있다. 진병영 군수는 올해 1월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쿠팡과 카운터 파트너 격인 담당 과장과 대기업유치팀장을 함께 인사발령한 것이다. 군정의 효율적이고 원만한 일처리를 위해 인사조치를 한 것이겠지만 쿠팡 측의 입장에서는 여지껏 대화하던 상대에서 다른 담당자를 만나게 되면 그동안 서로 인간적으로 신뢰했던 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할 입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쿠팡은 함양에 720억원을 투자하고 300명의 고용인원을 약속했다. 당분간 함양에 이만한 대기업이 올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안사업이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층이 없어 인구가 줄어들고, 경기도 얼어붙은 판국에 쿠팡은 어떤 수를 썼더라도 무조건 유치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은 함양군이 내세우고 있는 남부내륙 물류센터의 상징이기도 하다. 함양군은 지금까지 대전~통영 고속도로,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비롯해 2024년말 완공예정인 함양~울산 고속도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2021~2030)에 반영된 달빛내륙철도(광주~대구)가 완공되면 동서남북 사통팔달을 연결하는 남부내륙의 교통요충지로 영호남지역 물류와 유통의 허브역할을 할 전지기지였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 쿠팡이 될 수 있는데 너무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뿐만 아니다. 쿠팡이 건립예정인 대규모 물류센터와 연계하여 총면적 65만858㎡(약19만6000평) 부지에 쿠팡이 72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물류단지와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100호)이 들어서고, 2026년까지 5년간 국비 100억원과 민자 430억원 등 781억원이 투자되어 총 1740억원의 이커머스 전략산업물류단지 계획을 함양군은 갖고 있다.

함양군은 2021년 8월 국토부가 추진하는 농산어촌의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주거플랫폼 사업에 공모해 투자선도지구 지역으로 선정됐다. 국토부는 투자선도지구 1개와 지역수요맞춤지원 11개 등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뽑았는데 투자선도지구는 함양군이 유일했다.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되면 국비 100억원의 재정지원은 물론 건폐율·용적률 완화 등 73종 규제특례, 세제·부담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쿠팡이 지난달 12일 함양군과 46억원의 토지매매 계약을 해지하면서 양측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쿠팡이 매매한 토지는 함양군이 5월 10일 이전등기를 완료하면서 양측은 완전히 갈라서게 됐다. 이로 인해 투자선도지구까지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함양군은 “투자선도지구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장담했지만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선정에서 지정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불과 1년여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양군의 투자선도지구 선정 요건은 500억원 이상 투자 또는 100인 이상 신규 고용창출이 가능한 규모로 낙후형에 해당된다. 따라서 투자선도지구 선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할 만한 기업을 재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6년까지 100억원을 받기로 한 교부금도 현재 지원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병영 함양군수는 17일 군청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쿠팡의 투자철회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진병영 군수는 “더 이상의 논쟁은 군의 기업 이미지 하락을 불러오고 향후 기업유치에 큰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제가 이 모든 과오를 안고 가야겠다고 생각된다”며 군과 쿠팡간의 이견에 대해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게 말을 아껴서 될 일인가. 진병영 군수는 더 소상하게 쿠팡과 있었던 일들, 앞으로 군이 계획하고 있는 일들을 상세하게 이야기해 군민에게 “아무런 걱정하지 마시라”고 믿음을 줬어야 했다. 점심식사 자리를 겸한 간담회가 아니라, 소매를 걷어붙이고 브리핑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다.

쿠팡은 군수 혼자서 끌고 갈 문제가 아니다. 군수가 힘이 들면 군민들이 등을 밀고 함께 끌어가야 중요한 과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쿠팡의 투자 철회가 남긴 아픔이 너무 쓰디쓰다. 그럼에도 함양군은 남부내류물류거점을 포기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부경남신문  newsnu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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