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의 희망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거창승강기산업밸리’
이성일 승강기대학총장 사퇴… 이강두 이사장은 사직보류


“거창의 희망, 거창승강기산업밸리가 1년 6개월여 만에 거창의 희망에서 애물단지로 몰락하고 말았다”

거창군이 최대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승강기밸리 조성사업이 전면 수정에 나섰다. 거창군은 지난 2009년 1월, “거창승강기산업밸리는 거창의 새 희망입니다”라며 승강기산업은 거창군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성장산업동력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산업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새로 취임한 이홍기 거창군수가 사업비 중 지방비 부담이 커 재정운영에 악영향이 우려되는데다 국내 승강기산업 침체에 따라 조성되더라도 당분간 활성화가 어렵다며 재검토를 지시했다.

승강기산업을 추진하는데는 “총 2311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이 가운데 군비가 1152억 원이 소요되어 열악한 군 재정형편상 감당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군은 승강기밸리사업을 재검토하여 승강기밸리의 핵심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되, 실현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조정과 변경, 축소 등을 통해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승강기산업밸리산업은 총 2300억원을 들여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승강기전문산업단지, 승강기연구센터, 승강기대학, 승강기전문연구원, 상설전시장, 물류센터, 컨벤션센터 등으로 이뤄져 있다.

◆거창승강기밸리산업의 문제점=이홍기 군수는 “승강기 산업은 전체 사업비 가운데 지방비 부담이 1100여억 원으로 이런 액수는 거창군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산의 공세로 인해 국내 승강기산업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거창승강기밸리가 조성되더라도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며 “창원에 있는 오티스(otis) 공장도 승강기산업 부진으로 부지를 5만평에서 3만평으로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특히 함께 산업을 추진하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거창군으로부터 승강기전문교육원 건립비용으로 40억 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승관원이 전문교육원 건립에 따른 예산을 단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승강기전문교육원은 총 15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었다.

또한 승강기컨벤션센터건립 사업도 180억 원이 비용이 필요해 현실성이 있는 사업인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승강기전문교육원과 컨벤션센터건립은 무산된 셈으로 대대적인 수술대에 올랐다.


◆승강기산업단지는 어떻게 바뀌나=거창군은 116만㎡(35만여평) 중 1차 사업으로 408억 원을 투자하여 20만㎡(6만1000여평)의 공장용지를 공급코자 했었다.

하지만 이는 거창승강기전문농공단지 인근에 올 8월말에 분양 예정인 거창일반산업단지에서 20만㎡(6만3000여평)을 공급받아 승강기업체와 승강기연구센터(R&D)를 유치할 계획이다.

소요예산은 군비 248억 원을 비롯해 국․도비 등 408억 원이 절감된다. 사실상 거창승강기산업단지는 해체되는 셈이다.

◆기로에 선 한국승강기대학=운영의 주체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정관 변경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운영비 확보가 어려워 한국승강기대학도 치명타를 입었다.

지난달 13일 한국승강기대학은 이사회를 열어 이성일 총장의 사직 건은 처리하고, 이강두 이사장은 승강기대학 정상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사직처리가 유보됐다. 승강기대학은 내년 2월까지 최재범 거창승강기산업밸리 추진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특히 이강두 이사장, 이성일 총장은 자진사퇴 의사는 충격적이다. 이강두 이사장의 경우 승강기대학이 정상화될 때까지 사직처리가 유보됐으나 거창승강기대학의 얼굴이었다는 점에서 대학의 향후 진로가 순탄하지 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이사장과 총장은 대학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더구나 한국승강기대학의 운영의 주체인 승관원에서는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해 말썽이 일고 있다. 대학의 올해 운영비는 43억 원 가량 필요한데, 승관원은 연간 수익이 10억 원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 5~7억 원 가량만 예산을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거창군은 승강기대학에 지원금 130억원(국비 5억원, 군비 125억원)을 캠퍼스 확장 및 인프라 구축사업비를 지원했으나 이 가운데 13억4800만원을 인건비, 공공요금, 시설유지비, 홍보비, 업무추진비 등 교부 목적을 무시하고 집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거창군 조례에는 시설비는 일부 지원이 가능하나, 운영비는 지원불가라고 명시돼 있다.

◆감사원은 무엇을 지적했나=감사원은 거창군에 대한 감사결과, 공공성이 없는 사학재단인 한국승강기대학에 부동산(212억원)과 130억원의 재정을 지원한 것을 무리라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고등학교법, 사립학교법,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상 지원은 일부분만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거창군이 한국승강기대학을 주도적으로 설립한 것은 법령상으로 위반인 셈이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거창군이 국가예산으로 설립한 한국폴리텍Ⅶ 거창대학을 사학재단에 무상양여 하는 것은 국가재산을 사유재산화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무상 양여한 부동산은 목적 외 사용시 영구적으로 거창군에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변경 협약을 체결과 대학 정관개정, 부동산 증여계약서 변경계약 및 등기부등본 특약 등기가 이에 해당된다.

또 한국승강기대학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정관 시행세칙에 거창군수, 중앙부처, 승관원이 추전하는 자 등 규정을 신설해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기초 지자체는 대학을 설립․운영할 수 없으므로 도립 거창대학과 통합을 권장하고 나서,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거창군은 “이미 운영되는 한국승강기대학의 발전과 졸업생의 취업을 위한 사업은 계속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서경신문=기사제공>

서부경남신문  webmaster@seobunews.com

<저작권자 © 서부경남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